외국인 체납액 1800억…지난해 시범운영 3억 징수

정부가 세금을 체납하고도 비자연장을 신청해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얌체' 외국인들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위해 앞으로는 비자연장을 더욱 어렵게 하기로 했다.

법무부와 행정자치부, 국세청, 관세청은 내달부터 국내 체류 외국인 급증에 따라 증가하는 지방세, 국세, 관세 등의 외국인 체납액 징수율을 제고하기 위해 그간 시범운영해오던 '외국인 비자연장 전 세금체납 확인제도'를 16개소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확대·시행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5월부터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안산출장소에서 지방세에 한해 시범운영 된 제도를 전국 16개소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지방세 뿐 아니라 국세, 관세로 확대 시행하는 것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도 소득이나, 재산 등이 있는 경우 우리 국민과 동일하게 관련 법령에 따라 부과된 세금을 납부해야 하지만 납세의식 부족 등으로 체납해도 아무런 제약없이 체류비자를 연장 받을 수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법무부는 외국인 체납정보를 행자부(지자체), 국세청, 관세청 등 각 징세기관과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지난해 5월2일부터 올해 3월31일까지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 안산출장소는 외국인 비자연장 전 세금 체납 확인 제도를 시범 운영했으며 그 결과 외국인 지방세 체납자 1460명을 대상으로 약 3억원을 징수했다.

이달 현재 외국인들이 체납한 세금은 1800억원 상당에 이른다.

한 예로 시흥시 소재 사업주인 외국인 A씨의 경우는 3개 시군에(시흥시, 인천 서구, 서울구 로구) 걸쳐 지방소득세, 자동차세 체납액 15건 총 160만5550원을 체납하다가 지난해 5월 비자연장을 받으면서 체납액을 전액 납부했다.

중고자동차 상인 외국인 B씨의 경우 체류지 이동이 많은 편이었는데, 무려 4개 시∙군∙구(안산시, 양주시, 부산 동구, 서울 중구)에 걸쳐 자동차세 등 20건 총 220만6300원을 체납하다가 지난해 6월 비자연장을 받으면서 일괄 납부했다.

업무처리 과정은 각 징세기관이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외국인의 세금 체납 전산정보를 제공하면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자가 체류기간 연장허가 등을 신청하는 외국인의 체납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체납이 있는 경우 출입국관리사무소 담당직원의 납부안내에 따라 체납자가 체납액을 납부하면 정상적 체류연장을 하고 미납부시에는 제한적 체류연장을 하면서 체납세 납부를 유도한다.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조치는 그간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외국인의 조세체납을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정상화시키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외국인의 체류질서 확립은 물론 조세정의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