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 30대 A씨는 용접공으로 근무하는 일용근로자로 혼자 살고 있다.

국가에서 주는 '근로장려금'을 신청해보고 싶었지만 '40세 이상'이라는 연령 제한이 걸렸다. 그러던 A씨는 최근 2018년부터 30세 이상 근로자도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A씨는 "어둠 속 한 줄기의 빛"이라고 말했다.

#. 어린 자녀를 둔 B씨 부부는 벌이가 시원치 않다.

재산이라고는 대출을 받아 장만한 1억4000만원 짜리 전셋집이 전부. 정부에서 저소득 가구의 자녀양육 부담을 덜고자 준다는 '자녀장려금'의 신청 재산 요건에 충족하지 못했는데, 장려금의 수급 대상을 정하는 재산액이 '2억원'으로 올라 양육비 부담을 덜어 낼 기회를 갖게 됐다.  

열심히 일을 하지만 소득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자녀양육비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 가구에게 지급되는 근로장려금(EITC)과 자녀장려금(CTC)의 수혜 폭이 늘어난다.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단독가구의 나이는 2018년부터 현 40세 이상에서 30세 이상으로 낮아지고, 자녀장려금은 올해부터 집과 땅, 전세금, 현금 등 재산이 2억원(종전 1억4000만원)을 넘지 않는다면 받을 수 있게 되어서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근로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단독가구 거주자의 연령이 2018년 신청부터 30세 이상으로, 자녀장려금 신청을 위한 재산요건은 올해부터 1억4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근로장려금은 내년 신청분부터 30세 이상의 연령 조건을 적용받게 된다.

당장 올해부터 지급하지 못하는 데는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자료 확인 작업에 오랜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집행기관인 국세청 관계자는 "대상 가구 특정을 위한 자료 구축 문제 등으로 올해 신청분부터 적용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설명했다.

30세 이상인 청년(근로·사업소득자) 단독가구가 내년부터 근로장려금을 신청려면 총 소득이 13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이 기준은 최대 소득기준금액(2500만원)인 중위소득(소득 순으로 인구를 줄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 50%에 해당한다.

올해의 경우 배우자와 부양자녀가 없는 단독가구(40세 이상)의 소득 기준액은 1300만원, 배우자·부양자녀가 있는 경우 홑벌이 가족가구는 2100만원, 맞벌이 가족가구는 2500만원이다.

올해부터 단독가구가 받게 되는 최대 지급액은 연(年) 70만원에서 77만원으로, 홑벌이가구는 170만원에서 185만원으로, 맞벌이가구는 21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늘어난다. 작년에 근로장려금은 약 144만 가구(조세지출액 1조574억원 가량)가 수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자녀장려금은 18세 미만 부양자녀수에 따라 자녀 1인당 최대 50만원까지 지급받을 수 있는 제도다. 종전까지는 이 장려금을 신청할 수 있는 재산요건이 1억4000만원 미만이었으나, 올해 신청 분부터는 2억원 미만인 재산요건을 적용받게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재산기준만 높이는 것이기에 기존 자료만 활용해 올해부터 개정된 세법을 적용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재산의 범위에는 주택, 토지·건축물, 승용자동차, 전세금, 금융재산, 유가증권, 골프회원권,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 등이 포함된다. 만약, 재산합계액 1억 이상일 때는 장려금의 50%만 지급받을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자녀장려금은 94만 가구에 약 5700억원이 지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국세청은 근로·자녀장려금 신청 기간인 5월에 신청 누락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홍보를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