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임대사업자 주택임대차계약서 불공정 조항 자율시정  

건설사 도급순위 100위 사업자 대상 점검

공정거래위원회가 주택임대사업자가 주거비 물가 고려 없이 아파트 임대료를 무리하게 올리지 못하도록 주택임대차계약서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 조치했다. 임차인이 사정상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때 과도한 위약금을 부담하는 조항도 둘 수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19개 아파트 임대사업자의 '주택임대차계약서'를 점검하고 임대료 인상 조항, 부당한 계약해지 조항, 부당한 위약금 조항, 임대차 등기 요구 금지 조항, 유익비 청구금지 조항 등 5개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말 기준 건설사 도급 순위 100개사 중 시행사 또는 시공사로 아파트 임대분양 중인 회사다. 뉴스테이 업체 11개사와 부영주택, 티에스자산개발, 계룡건설산업, 대방하우징, 화성산업, 펜테리움건설, 와이엠개발, 유승종합건설 등이 해당됐다.

19개 사업자는 해당 약관 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 앞으로 임대차 계약과 재계약 때 시정된 약관을 사용할 예정이다.

임대인이 연 5% 이내로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조항은 주거비 물가지수와 인근지역의 임대료를 고려한 다음 '연 5% 상한선'에 맞춰 인상하도록 수정됐다.

공정위는 미풍양속·공동생활 질서 저해시 계약을 해지한다는 조항은 추상적인 요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조항은 공동주택 보존에 해로운 행위, 건물 관리·사용 관련 공동 이익에 어긋나는 경우로 구체화했다. 이후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상당한 기간 동안 시정할 기회를 주도록 조치했다.

임대차계약 해지시 임차인에게 과도한 위약금이 부과되던 조항도 수정했다. 공정위는 임차인이 임대보증금의 10%를 위약금으로 내도록 한 기존 약관이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킨다고 판단했다. 이에 임대료 총액의 10%만 위약금으로 지불하도록 했다.

임대차보증금 1억 8000만원, 임대료 30만원인 경우 위약금이 기존 1800만원에서 252만원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는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담보로 제공할 경우 계약을 해지한다'는 부당한 계약해지 조항은 삭제했다. 또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차권, 담보 설정을 위한 등기 등을 요구할 수 없는 조항, 필요·유익비 등을 지출했을 때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없는 조항도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공정위는 "이번 임대차계약 관련 불공정 약관 시정으로 임차인들의 권익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관련 시장의 건전한 거래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