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복수차장제를 도입하고, 한 축은 국세조세 분야를 담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세법을 해석하는데 있어 기획재정부, 국세청간 기능을 결합시킨 '세법법령해석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만식 이현세무법인 대표는 지난 10일 조세일보와 정병국·이종구 바른정당 의원, 국회 경제민주화정책포럼 '조화로운 사회'(대표의원 이언주·최운열), 김관영·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이 공동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한 '국세행정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안 대표는 "복수차장제 도입에 공감한다"고 전제한 뒤 "현재 국제조세 분야가 중요하고 외국계기업 역외탈세 문제 등이 발생하는데, 국제조세관리관은 과거 1급에서 후퇴해 지금까지 2급으로 남아 있다. 복수차장을 설치해 한 명은 국제조세를 전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어 "현장에 있다보니 기업들이 국세공무원들의 막강한 권한에 비해 직위와 직급이 낮은 부분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직급이 올라가면  본인이 체감하는 책임성 또한 올라간다는 측면에서 국세공무원의 권한과 직급 사이의 괴리감이 없도록 국세공무원들의 직급과 직위를 전반적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장 임기제에 대해선 "임기제는 전적으로 찬성한다. 다만 독립성 유지를 위해선 3년 중임으로 하면 정권에 휘둘리지 않고 국세청장이 소신있게 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검찰총장 등 임기제 있지만 임기를 채운 사람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임기제를)도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기를 채우는 것이 당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특히 세법해석을 통합하는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안 대표는 "조세법령은 필요에 따라 만들기에 일관되게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라며 "기재부와 국세청이 공동으로 법령을 해석하는 기구를 통합적으로 설치해 이 기구가 상급자들에 의해 좌우되지 않고 소신있게 법령해석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법령 해석 및 개정의 취지를 국민들에게 소상하게 공개하는 시스템 또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 "국세공무원들을 특정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필요성이 크다고 보지는 않지만 국세청이 필요로하는 인력은 일반 공무원들과 별도로 선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조세는 전문가들도 힘들어 하는 부분인데 조세와 상관이 없는 국영수 공부한 이들을 일률적으로 뽑아놓고 재교육하는 것은 낭비다. 회계 과목 등을 반드시 넣은 시험을 통해 별도 선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세공무원의 권한 남용 부분과 관련해 "예전에 특별조사를 폐지하겠다고 했는데 심층조사가 생겼다"면서 "차라리 예치조사(심층조사)의 범위를 국세기본법에 넣은 것이 낫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마지막으로 "국세청에 근무했던 한 사람으로 국세청 조직이 이런 특별한 법령(국세청법) 제정이 필요할 정도로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조직인지 여부에 의문이 든다"며 "한 집안의 살림도 벌어들이는 소득을 먼저 산정하고 쓸 곳을 정하는데 먼저 예입예산을 정해놓고 (세금을)징수해와라 하니 (무리수가 생기고)노력하다 보니 그런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 모든 것을 온전히 집행하는 이들에게 책임 지우려 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