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자동차 딜러 등 프리랜서 사업자 수 천 명이 유모 세무사를 통하여 종합소득세를 부당하게 환급받아 최근 국세청으로부터 거액을 추징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이 사건의 성격을 놓고 탈세스캔들, 세무사기 사건 등 그 접근방향도 각기 다르다.

이 사건은 유모 세무사가 프리랜서 사업자를 상대로 기납부 원천세액 3.3%를 환급받게 해주겠다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내 고객을 모집한 다음 여러 해에 걸쳐 허위의 신고를 하여 부당환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 수법을 보면 개인 세무사가 할  수 없는 기업적 조직과 방식으로 사건을 대량 수임하여 이른 바 물기장의 방법으로 환급받도록 한 것이다. 사후검증 비율이 낮다는 점도 이러한 장기간의 비리가 가능하게 하였다. 그 당사자인 프리랜서들은 그로 인하여  최근 5년간의 소득액에 대한 실제 비용을 입증하여야 하고 부당신고로 인한 가산세 40%를 추징받을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당사자 4천명 가량이 프리랜서 세무사기 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사회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들의 변은 세금을 잘 몰라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하여 국가에서 인증한 세무사에게 신고를 맡겼을 뿐 의도적인 탈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국세청이 세무사의 부적절한 경비 처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피해자인 프리랜서에게 원칙론만 내세워 추징하는 것을 잘못이라고 한다. 프리랜서 중에는 실제 증빙서류까지 맡겼는데 유모 세무사가 이를 고의로 무시한 것을 이제 와 어떻게 개별 입증하라는 것이냐고 딱한 사정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이번 사태는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아직도 후진적인 납세문화와 조세 전문직의 일탈행위, 조세행정의 허점이 남아 있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우선 유모 세무사의 광고를 보면, [종소세 걱정 NO!, 귀찮은 증빙 NO!, 대박환급 YES! 신용카드 영수증도 필요없다! 10만원 내면 최소 170만원 이상 확정보장!!]이라고 되어 있다.

명색이 사업자로서 세금을 내는 이라면 이러한 광고의 진정성에 의심을 갖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 이 사건은 유모 세무사의 사기행각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랜서 모두가 이와 같이 조그만 원천납부세액마저 환급받고 한 푼의 세금도 안 낸다면 국가재정은 누가 메워야 하나? 여하튼 나는 전문직에 맡겼으니 모르겠다는 것인가? 그럼 세금신고를 제대로 한 프리랜서는 바보인가?

이 사건이 유모 세무사의 사기 행각에도 불구하고 납세자인 당해 프리랜서들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여야 하나? 세법이 정한대로 갈 수 밖에 없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부당신고가산세 40% 대신 20%로 낮추겠다고 하는 소식이 들려온다. 사건의 성격상 부당무신고 가산세의 적용은 가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모 세무사에 신고를 맡긴 프리랜서들은 증빙미비로 인한 종합소득세 추징과 가산세의 부담으로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일탈한 세무사의 유혹에 넘어간 대가가 너무 크다. 수업료치고는 매우 비싼 수업료를 치룰 전망이다. 

그렇다고 국세청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 고객 유치 광고를 대대적으로 하였고 오랜 기간에 걸친 행각이니 이상 징후라도 포착하였어야 한다. 아직 국세정보시스템(NTIS)은 이 정도에 까지 이르지는 못하는 모양이다.

프리랜서 직업을 가진 납세자는 현행 세법의 적용에 있어서는 그 비용처리가 쉽지 않다. 업무의 특성상 증빙을 제대로 갖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소득만을 신고할 수 있도록 비용인정 기준을 합리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과세당국의 앞으로의 책무이다.

업종이나 사업환경에 따라 소득에 따른 비용인정이 동일할 수가 없다. 다른 특성이 있음에도 동일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조세평등은 아니다. 피해를 입게 된 프리랜서들의 처지는 안타깝다. 한 사람의 세무사 비리가 세무전문직 전반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염려스럽다.

그러나 이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 우리의 문제 상황을 다시금 짚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이 사건의 교훈을 되새겨 납세의식을 높이고 조세행정이 보다 정교하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