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유류세 환급액, 이달부터 年 20만원
영업용車 제외하고 전액 다 받는 경우 적을 듯 

경차(배기량 1000cc 미만)를 굴리는 차주인은 '유류세 환급제'에 따라 일정 금액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정부가 이달부터 한 해 동안 돌려받을 수 있는 유류세 환급액을 20만원(종전 10만원)으로 올렸다. 경차의 보급을 늘리고 서민 가구의 세금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다. 

그런데 서민층이 혜택을 피부로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짙다.

이 제도는 기름 값에 붙은 세금의 일부를 돌려주는 것인데, 주유량이 많아야 최대치의 혜택을 본다. 그러나 유류세 환급액 인상분만큼 연간 주행거리가 미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시 말해 세제개편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소리다.

4일 정부는 휘발유나 경유 등 차연료에 붙는 각종 세금을 연간 최대 10만원까지 돌려주던 것을 이달 10일부턴 20만원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유류세 환급제는 1000cc 미만의 경차 소유자(1세대 1경차)에 한해 휘발유와 경유는 ℓ당 250원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돌려주고, LPG부탄은 ㎏당 275원의 개별소비세를 돌려주는 제도다. 돌려줄 세금을 미리 빼고 계산하기에 할인제라고 불러야 맞다.

실제 유류세를 환급받으려면 유류구매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이후 주유소(가스충전소 포함)에서 주유를 하고 유류구매카드로 결제를 하면 신용카드의 경우엔 환급금액 만큼 차감된 후에 청구되는 구조다. 신용카드사는 나중에 세금을 국세청으로부터 돌려받는다.

유류세를 환급받는 '경차족'은 늘고 있는 추세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 유류세 환급자 수는 약 27만명으로, 환급 총액은 184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6만9000원을 돌려받은 셈이다. 작년 유류세 환급자 수는 32만명, 환급액도 233억원으로 1년새 껑충 뛰었다.

유류세 환급액이 두 배로 늘어난 만큼 모두 수혜를 받을 수 있을까.

20만원을 최대로 환급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휘발유와 경유는 연간 800ℓ까지 넣어야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0만원의 유류세 혜택을 모두 받는 수혜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주행거리가 약 1만7000㎞ 이상이어야 최대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영업용 차량을 제외하곤 일반 차량은 그만큼의 주행거리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결과적으로 서민의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실시한 세제개편이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여전히 제도를 몰라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도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작년 경차 유류세 환급 대상은 73만명(추정치)이었는데, 실질 혜택을 받는 대상자(32만명)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