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를 저지른 민간인 조세심판관(비상임 심판관)을 처벌할 때 공무원 또는 중재인에게만 적용되는 '뇌물죄'를 적용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민간인 조세심판관이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공공성, 책임성에도 불구하고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때 공무원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정의당 노회찬 의원(사진)은 이같은 내용의 국세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3일 밝혔다.

현행법에서는 조세 관련 처분에 대해 심사·심판 청구가 있을 시 이에 대해 심사·심판하는 국세심사위원회의 위원과 조세심판원의 조세심판관에 민간인을 위원 또는 심판관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 민간인 국세심사위원과 조세심판관은 공무원과 동일한 수준의 공공성과 책임성이 요구되는 업무를 수행하지만 불법행위를 하는 경우 공무원보다 적은 수준의 처벌을 받고 있다는게 노 의원의 설명이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공무원 또는 중재인이 직무에 관해 뇌물을 수수하거나 요구, 약속했을 때는 '뇌물죄'가 적용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진다.

하지만 민간인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뇌물 수수를 저절렀을 경우에는 '배임수증재죄'가 적용돼 이보다 낮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이에 노 의원은 국세심사위원회의 위원과 조세심판원의 조세심판관 중 공무원이 아닌 사람에 대해서도 형법상 뇌물죄에 따른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는 국세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의원은 "지난 2013년 11월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무수행 민간인에 대한 뇌물죄 적용 확대방안을 마련해 공무수행 민간인에 대한 공무원 의제 처벌규정 누락사항을 보완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며 "또한 지난 2015년 11월, 12월 제19대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에서도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되는위원회의 민간 위원에 대해서 공무원 의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국세심사위원회의 위원과 조세심판원의 조세심판관 중 공무원이 아닌 사람에 대해 형법의 뇌물죄에 따른 규정을 적용할 때에는 공무원으로 보도록 함으로써 업무의 공정성과 책임성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