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세금을 바로 환급하는 '미니면세점(사후면세점)'을 대폭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차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조치다. 가까운 일본만 보더라도 즉시 소비세를 면세해주는 소비세 면세점을 늘려 외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더 깊숙이 들어가면 내수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소상공인이 관광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이들의 소득(매출)을 늘려주자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의 특혜 논란이 발생하는 '허가제' 방식을 '등록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 대기업 독과점 구조가 심화될 수 있어 대기업의 특혜는 줄이고 중소기업에 초점을 맞춘 일정한 조건에 한해서다. 

"미니면세점 늘려 어려운 소상공인 도웁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소상공인 미니면세점 활성화를 통해 외국인 관광객에 의한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힘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면세점 특허제도 개선 토론회(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 주최)'에서 이 같이 언급했다.

이 교수는 우선 일본의 텍스프리샵 정책을 사례로 들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 2014년 외국인 관광객이 상품을 구매하고 출국 전에 공항에서 소비세를 환급해주는 사후면세점을, 현장에서 즉시 소비세를 면세해주는 소비세(8%) 면세점으로 변경하는 법 개정을 했다. 

이 같은 정책으로 소비세 면세점은 2015년에 전년대비 47.1%, 2016년에는 22%의 신장률을 보였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도 2011년 622만명에서 지난해 2404만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다. 

이 교수는 "일본의 이러한 노력은 한국 입장에서는 관광객을 일본에 뺏기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기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전략 강화가 있어야 한다"면서 "일본의 텍스프리샵 활성화 정책과 같이 국내에서도 즉시 면세를 제공하는 미니면세점의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영찬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미니면세점의 활성화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며 같은 목소리를 냈다. 다만, 즉시환급제를 실시하는 사후면세점 입점을 위한 환급대행사 간 경쟁 과열로 환급대행사가 사후면세점을 대상으로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다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면세점 선정, 허가제→조건부등록제 전환 목소리도

특히 그동안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 허가를 받아야만 시행할 수 있던 면세점 사업을 등록제로 바꿔야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면세점 등록제를 도입했을 때 일정요건 충족 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특혜 논란이 해소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교수는 "허가제 실시에도 불구하고 상위 2개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또한 신규 사업자 허용에 대한 기준에 있어서도 적정한 면세점 수나 심사에 논란도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면세점은 상위 2개 기업(롯데, 신라)의 시장집중도가 80%(2015년 기준)로 편중 현상이 심한 상태다.

이 교수는 이에 "면세점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제 조건을 달았다. 시장지배적 해소를 위한 장치, 일정한 정도의 중소기업 제품의 판매 비중을 유지하는 등에 한해 등록을 받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제도를 전환했을 때 사회적 비용의 문제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춘 한국관세무역개발원 연구실장은 "보세판매장 특허제도를 등록제나 허가제로 전환할 경우에 사회적으로 부담해야 될 비용이 증가한다"며 "세관공무원의 수가 증가해야 하는 공적 부담이 증가되어야 하고, 보세판매장을 운영해야 할 주체의 기초적인 비용이 일반 상점의 운영비보다 증간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에서도 면세점 사업권 선정에 있어 등록제 전환에는 신중한 태도다. 관세청은 "등록제가 도입될 경우 자본력·마케팅 등에서 유리한 대기업, 글로벌 면세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어 독과점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