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일몰(폐지)이 도래한 비과세·감면 제도가 수술대에 오른다.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연간 조세지출액이 300억원 이상 비과세·감면 제도가 손질 대상이 되는데, 정부는 이 제도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놓고 심층평가에 돌입한다. 평가결과에 따라 올해 세법개정안에 해당 제도의 혜택 폭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7년 조세지출 기본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일몰이 도래하고 연 조세지출액이 300억원이 넘는 비과세·감면 제도는 8개다.

이들 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한 해 동안 감면되는 세금은 5조원(약 5조1833억원)이 넘는다. 조세지출액 규모는 2015년 실적치, 2016~2017년 전망치를 더한 금액으로 한 3년치 평균액이다.

연 조세지출액이 1조원을 넘는 제도는 중소기업 특별세액 감면(조세지출액 1조7828억원), 농림어업용 기자재 부가가치세(VAT) 영세율을 적용(1조5070억원) 제도다.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제도는 일정 업종의 중소기업이 납부하는 소득·법인세액의 5~30%를 감면해주는 제도인데,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활용도가 높아 해당 제도를 없앴을 땐 중소기업의 세금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난다는 우려가 있다.

농어업용 기자재에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는 조세특례 역시 잇따른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농어업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손질하기란 쉽지 않다.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법인세를 깎아주는 조세특례 제도도 정비 대상에 올랐다. 고용창출투자 세액공제(8752억원), 청년고용 증대세제(541억원) 등의 제도다. 그러나 이 제도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대한 인센티브 성격의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 조세지원 폭을 늘리는 안이 여야 간 합의된 상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고투공제의 고용비례 추가공제율은 중소기업 2%p, 중견기업은 1%p씩 1년 간 한시적으로 올리고, 청년고용세제도 1인당 중소기업이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를 1000만원(현 500만원)으로 인상하는 세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는 이 두 제도의 심층평가를 계속해서 진행,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세법개정안에 축소·폐지하는 안을 담을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말 이 두 제도를 확대하는 안이 추진되면서 법 통과가 언제될 지 몰랐기 때문에 심층평가 대상에 올려놓은 것"이라며 "중간에 제도가 바뀔 가능성이 높기에 바뀐 부분까지 고려해서 심층평가를 진행해 내년 세법개정안에 평가 결과를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밖으로 유턴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지원도 손질 대상이다.

법인의 공장 등을 수도권 밖으로 이전했을 때 법인세를 깎아주거나(4038억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밖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중소기업의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7년간 100%·이후 3년간 50%, 481억원)하는 제도 등도 심층평가에 돌입한다.

또 생산성향상시설투자 세액공제(2966억원), 조합법인 등에 대한 법인세 과세특례(2157억원) 등도 제도 운용평가를 거쳐 정비된다.

조세특례 예비타당성 대상에 오른 제도는 '중소기업이 지출한 특허비용 세액공제(25%, 826억원)', '국가귀속 고속철도시설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영세율 적용(321억원)' 등 2개 제도다.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심층평가·예타 조사를 실시, 평가를 거친 내용을 오는 7월 발표될 세법개정안에 담을 예정이다. 또 내년 일몰이 도래한 제도(조세지출액 300억원 이상) 역시 원칙적으로 평가대상에 포함시키며, 국민경제에 큰 영향이 있는 제도에 한해선 임의심층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