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세금 깎아주면 결혼?…'졸속' 낙인찍힌 혼인세액공제	2017.03.23
◆…23일 열린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추경호 조세소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국회가 만혼·비혼을 개선해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정부가 내놓은 '혼인세액공제 제도'의 정책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 제도 도입에 발목을 잡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을 하는 경향이 많은데, 소득이 낮은 수혜대상에게선 세제지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적으로 깎아주는 세제지원책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다만 청년고용증대세제나 고용투자세액공제 등 동일한 정책 목표를 가진 조세지출의 중복 지원이 불가능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의원들은 혼인세액공제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 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한 뒤 심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2019년 말까지) 결혼하는 맞벌이 부부에게 최대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총급여액이 7000만원(부부합산 1억4000만원)을 넘지 않는 근로자라면 조세특혜를 받을 수 있다. 그간 세법 논의과정에서 이 조세특혜를 저소득 근로자는 보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세제지원만으로 만혼과 비혼 추세를 개선하기는 미흡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도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OECD 자료를 보면 한국 남성이 결혼하는 비율이 소득 분위에 비례되는데, 1분위에서 10분위로 올라갈수록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며 "제도의 효과성을 조사해서 재논의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효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평가 없이 결혼 장려 목표를 채우기 위한 '땜빵식 정책'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제도의 전면 재손질을 하겠다는 방침.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지출, 세제지출 중에 어느 부분이 더 좋은지, 둘 다 같이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효과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제도로는 효과성에 의문이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조특법 개정안은 조세소위에서 전격 통과됐다. 미취업 청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업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 성격인 세제지원을 적극 투입하자는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고용비례 추가공제율은 중소기업(현 4~6%)은 2%p, 중견기업은 1%p씩 1년 간 한시적으로 인상되며, 대기업은 현행(3~5%) 유지된다. 또 직전 과세연도보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 수를 늘린 기업에 대해 증가 인원 1인당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중소기업은 1000만원(현 500만원), 중견기업 700만원(500만원), 대기업 300만원(200만원)으로 기업규모별로 차등 적용시켰다. 여기에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중소기업에 대해 1인당 700만원(현 200만원), 중견기업은 5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다만 고투공제 고용비례 부분과 청년고용증대세제 등 동일한 조세지출은 원칙상 중복 적용이 되지 않기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도의 효과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는 이 두 제도가 올해 일몰이 도래한다는 점을 감안해 제도의 미비점 등을 보완해서 재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자녀장려세제(CTC)의 수혜 폭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장려금(연 최대 230만원) 수급대상 단독가구 나이 요건을 30세 이상(현 40세 이상)으로 낮추고, 자녀장려금(부양자녀 1인당 연 최대 50만원)은 가구원의 재산 합계액 2억원(현 1억4000만원)으로 올리는 안이 조세소위에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이 현실화됐을 땐 근로·자녀장려금은 각각 2018년, 2017년 지급 분부터 바뀐 세법을 적용받게 된다. 이 같은 세제지원책이 '7부 능선'은 넘었지만 관건은 국회 법사위,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다. 기재위는 내주 28일(화요일)에 전체회의를 열고 이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일자리에 대해선 정책지원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같은 날 법사위에 회부되고 본회의 통과까지 무리가 없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금 깎아주면 결혼?…'졸속' 낙인찍힌 혼인세액공제

2017.03.23

◆…23일 열린 국회 기재위 조세소위에서 추경호 조세소위원장(가운데)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김용진 기자)

국회가 만혼·비혼을 개선해 저출산을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정부가 내놓은 '혼인세액공제 제도'의 정책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 제도 도입에 발목을 잡았다. 소득이 높을수록 결혼을 하는 경향이 많은데, 소득이 낮은 수혜대상에게선 세제지원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적으로 깎아주는 세제지원책은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게 됐다. 다만 청년고용증대세제나 고용투자세액공제 등 동일한 정책 목표를 가진 조세지출의 중복 지원이 불가능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의원들은 혼인세액공제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에 대해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 제도의 효과성을 분석한 뒤 심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올해부터 3년 동안(2019년 말까지) 결혼하는 맞벌이 부부에게 최대 100만원의 세금을 깎아주는 내용의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총급여액이 7000만원(부부합산 1억4000만원)을 넘지 않는 근로자라면 조세특혜를 받을 수 있다.

그간 세법 논의과정에서 이 조세특혜를 저소득 근로자는 보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세제지원만으로 만혼과 비혼 추세를 개선하기는 미흡하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날 조세소위에서도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OECD 자료를 보면 한국 남성이 결혼하는 비율이 소득 분위에 비례되는데, 1분위에서 10분위로 올라갈수록 결혼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며 "제도의 효과성을 조사해서 재논의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효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평가 없이 결혼 장려 목표를 채우기 위한 '땜빵식 정책'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제도의 전면 재손질을 하겠다는 방침.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지출, 세제지출 중에 어느 부분이 더 좋은지, 둘 다 같이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효과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지금 제도로는 효과성에 의문이 든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조특법 개정안은 조세소위에서 전격 통과됐다. 미취업 청년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기업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 성격인 세제지원을 적극 투입하자는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의 고용비례 추가공제율은 중소기업(현 4~6%)은 2%p, 중견기업은 1%p씩 1년 간 한시적으로 인상되며, 대기업은 현행(3~5%) 유지된다.

또 직전 과세연도보다 청년 정규직 근로자 수를 늘린 기업에 대해 증가 인원 1인당 공제를 받을 수 있는 한도를 중소기업은 1000만원(현 500만원), 중견기업 700만원(500만원), 대기업 300만원(200만원)으로 기업규모별로 차등 적용시켰다.

여기에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킨 중소기업에 대해 1인당 700만원(현 200만원), 중견기업은 500만원의 세액공제를 적용받도록 했다.

다만 고투공제 고용비례 부분과 청년고용증대세제 등 동일한 조세지출은 원칙상 중복 적용이 되지 않기에 일자리 창출이라는 제도의 효과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논의 과정에서 나왔다.

정부는 이 두 제도가 올해 일몰이 도래한다는 점을 감안해 제도의 미비점 등을 보완해서 재설계하겠다는 방침이다.

근로장려세제(EITC), 자녀장려세제(CTC)의 수혜 폭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장려금(연 최대 230만원) 수급대상 단독가구 나이 요건을 30세 이상(현 40세 이상)으로 낮추고, 자녀장려금(부양자녀 1인당 연 최대 50만원)은 가구원의 재산 합계액 2억원(현 1억4000만원)으로 올리는 안이 조세소위에서 통과됐다. 이 개정안이 현실화됐을 땐 근로·자녀장려금은 각각 2018년, 2017년 지급 분부터 바뀐 세법을 적용받게 된다.

이 같은 세제지원책이 '7부 능선'은 넘었지만 관건은 국회 법사위,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다. 기재위는 내주 28일(화요일)에 전체회의를 열고 이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일자리에 대해선 정책지원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같은 날 법사위에 회부되고 본회의 통과까지 무리가 없지 않겠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