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축의금이 부모가 자식한테 주는 증여다, 아니다라는 논란은 계속 있어왔습니다.

축의금은 사실상 부모님에게 들어오는 돈이기 때문에 자식이 축의금을 갖게 된다면 '증여'라고 봐야한다는 논리도 있지만 그동안 과세관청은 축의금에 대해선 눈을 감아줬습니다. 사회통념상 충분히 이뤄질 수 있는 금전거래라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35조에도 보면 '기념품·축하금·부의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대해선 비과세 증여재산의 범위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축의금에 대해선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A씨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부모에게 받은 축의금을 증여로 보고 과세관청이 증여세를 부과한 것입니다.

A씨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지난 2014년 4월 결혼하게 되면서 아버지 B씨에 땅을 물려받았습니다. 물려받은 땅에 대해선 당연히 증여세를 납부해야 되겠죠. 이에 A씨는 같은 해 6월 증여세 신고를 하고 두 번에 걸쳐 증여세를 분할납부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국세청이 증여세 납부에 대한 세무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A씨가 납부한 증여세의 출처가 사실상 부모에게 받은 돈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분할 납부 과정에서 먼저 낸 돈이 부모로부터 받은 돈이니, 이에 대해서도 세금을 내야한다는 것이 국세청의 주장이었습니다.

난데없이 세금폭탄을 맞은 A씨는 1차 납부분은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모아둔 돈과 결혼축의금을 모아서 납부한 것이라며 조세심판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부모님이 들어온 축의금을 전부 A씨에게 줬고 이를 집에 현금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두 달 뒤인 6월에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세청은 축의금을 두 달 동안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며 축의금 자체도 A씨가 아닌 부모에게 건네진 것으로 봤을 때 증여가 맞다고 맞섰습니다.

A씨가 주장한 '일하면서 모은 돈'이라는 것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국세청의 입장이었습니다. A씨가 금융거래내역이 아닌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만을 제출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결론은 어떻게 내려졌을까요?

조세심판원은 '경정' 처분을 내렸습니다.

조세심판원은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축하금 등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통상적인 결혼축하금에 대해서 증여세를 과세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다만 축의금은 혼주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목적에서 하객들이 무상으로 건네는 금품으로 이를 A씨가 사용했다면 증여를 받은 것이므로 과세대상에 해당된다"고 밝혔습니다.

A씨의 결혼청첩장 및 방명록 리스트에 따르면 A씨 본인에게 건네진 것으로 보이는 축의금은 친인척 23명, 지인 76명 등 일부에 부과하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 심판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참고 심판례 : 조심 2016서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