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심포지엄 개최…상속·증여세제 운용 방안 논의
"증여세제 공제 확대…자산이전 통한 소비 진작 기대"

세금에서 그 차이가 가장 큰 것을 뽑으라면 단연코 상속·증여세다.

증여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일어나는 것이고, 상속은 부모가 사망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동일한 자산이 이전되더라도 그 시기가 다르다는 이유로 세부담이 달라진다.

상속에 비해 증여에 대한 세부담이 높다보니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는 자산이 젊은 계층으로 흘러가는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증여세제의 공제제도를 확대시켜 젊은 계층으로의 자산이전을 통한 소비 진작의 효과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하 조세연)은 오는 10일 '상속·증여세제가 부의 축적과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연다.

이번 심포지엄은 저성장·고령화 사회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서 투자와 소비를 진작시키고 경제를 활성화할 실질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일환으로 고령층에 집중되어 있는 자산이 젊은 계층으로 흘러갈 수 있게끔 상속·증여세제의 운용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조세연 측이 발표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속·증여세제는 동일한 자산이전이더라도 상속과 증여의 세부담 차이를 발생시키고 있다. 자녀에게 자산을 물려줬을 때의 상속은 5억원까지 세부담이 없는 반면, 증여는 일반적으로 10년 합계 5000만원까지만 세부담이 없다.

보고서는 "상속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증여에 대한 세부담은 고령층으로부터 젊은 계층으로의 자산이전 시기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증여세 부담을 낮춰 소비가 늘어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증여세제의 공제제도를 확대했을 때 전체적인 자산이전이 증가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특히 상속보다 증여를 유도한다면 특정한 상황에서 자산의 불평등도가 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상속·증여세의 부담을 낮췄을 때 '부의 대물림'을 확대해 자산 불평등도를 악화시킨다는 주장이 있으나, 증여세 완화는 자발적인 자산의 재분배 효과를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가령, 부모가 자녀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수준을 고려해 자산수준이 높은 자녀보다 낮은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려는 유인책이 될 수 있는 소리다.

그러나 증여세의 완화 조치가 실질적인 자산이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보고서는 증여세제의 직계존속 공제금액을 2억원으로 확대하더라도 자산이전은 평균 2243만원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순자산이 5억원 이상인 55세 이상의 무모세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30~45세의 자녀세대의 경우 1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다면 약 1261만원을 소비지출로 사용하겠다고 답했다. 반면 부채상환에는 1750만원, 저축·투자에는 5293만원을 쓰겠다고 답해 단기적으로는 소비 진작 효과는 낮아 보인다. 다만, 부채상환이나 저축은 미래의 예산으 증가시키기에 장기적으로는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조세연은 이번 심포지엄를 통해 각 분야의 전문가와 유관부처 공무원, 언론인 등이 참석해 주제에 관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