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농지 양도세 감면 자격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양도세 감면 신청을 하고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국세청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감사원은 해당 직원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

몇 가지 확인만 하면 자경농지 양도소득세 감면 대상이 아님을 알 수 있음에도 국세청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무더기로 세금을 감면해 준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세청의 양도소득 과세실태에 대한 예비감사와 실지감사를 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국세청이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과 관련한 기획점검을 실시했음에도 감면 대상자의 소득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부당하게 감면된 양도세가 수십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르면 거주자가 4년 이상 거주하면서 직접 농사를 지은 자경농지를 양도했을 경우 양도차익에 대해 전액 양도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 단 농지를 양도한 후 1년 이내에 새로운 농지를 취득해 1년 이내에 새로운 농지에 거주하면서 농사를 지어야 하며 종전 농지와 새로운 농지에서의 경작기간이 8년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새로운 농지를 취득해 농사를 지은 기간이 4년 미만이라면 이전에 감면받았던 양도세는 다시 토해내야 하며 농사를 지은 기간 동안 사업이나 근로소득 등의 합계액이 3700만원 이상인 기간과 위탁경영, 대리경작, 임대차한 경우는 자경기간에서 제외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감사원이 지난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 대상을 조사한 결과, 국세청이 사업·근로소득 합계액이 3700만원 이상인 기간을 자경기간에 포함해 부당하게 양도세를 감면받게 한 사례를 무더기로 적발됐다.

평택세무서 등 25개 세무서는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을 신청한 A씨 등 29명의 사업·근로소득 합계액이 3700만원 이상인 기간을 제외하면 자경기간이 8년 미만임에도 이를 다 인정해 양도세를 감면해 줬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이렇게 놓친 세액만 32억4437만원이다.

실제 자경기간을 10년4개월로 신고한 A씨의 경우는 근로소득이 2005년 7200만원, 2006년 6400만원, 2007년 6600만원, 2008년 6900만원으로 신고되어 국세행정시스템만 조회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이었지만 관할 세무서에서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양도세를 감면 받은 납세자가 뻔히 회사에 다니고 있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자경농지로 인정해 양도세를 감면해 준 세무서 직원도 있었다.

동수원세무서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은 B씨의 사업·근로소득 합계액이 3700만원 이상이었던 기간 5년을 제외하지 않고 자경기간 11년4개월을 모두 인정해 양도세를 감면받게 해줬다.

감사원은 B씨의 경우 국세청이 자경농지 양도세 감면에 대한 기획점검을 하던 기간 중에 일어난 일로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감사원은 국세청에 해당 직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으며 국세청은 부당하게 감면된 양도세 총 45억9873만원을 징수하고 직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