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전경.

국세청이 저가로 양도된 비상장주식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징수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국세청의 양도소득 과세실태에 대한 예비감사와 실지감사를 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국세청은 저가로 비상장주식을 양도한 경우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할 수 있고, 이는 시가와 그 매입가액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익금으로 보아야 한다.

때문에 국세청은 저가양도가 발견된 경우 관할 세무서에 각각 과세자료를 통보해 양도소득세 등을 경정하거나 수정신고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결과 국세청은 세무조사를 전개해 저가양도 사실을 발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식거래가 발생한 시점이 조사 대상기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관할 세무서에 이를 통보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6억8000만원 상당의 양도소득세와 법인세가 부족하게 징수됐다는 것.

양도소득세 뿐 아니라 증권거래세에도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을 양도한자는 소득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증권거래세법에 따라 양도가약의 1000분의 5에 해당하는 세액을 증권거래세로 내야 한다.

아울러 저가로 양도한 경우에는 그 시가를 증권거래세 과세표준으로 하도록 되어 있다.

비상장주식의 시가는 불특정 다수 사이에 자유롭게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 통상정으로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으로 하되, 시가 산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주당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각각 3과 2의 비율로 가중평균한 가약으로 평가하는데, 이를 보충적 평가방법이라 한다.

이에 국세청은 비상장주식 거래가 저가양도로 인정된 경우 보충적 평가방법 등으로 산정한 시가를 기준으로 증권거래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재산정해 적게 납부한 증권거래세를 추가 징수해야 한다.

하지만 감사결과 대부분의 세무서에서 저가양도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적게 납부한 증권거래세를 추가로 징수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부당하게 비상장주식을 저가로 양도하고 증권거래세를 과소 신고납부한 이들만 154명에 달하며, 이들에게서만 증권거래세 6억3000만원 가량이 부족하게 징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감사원은 규정에 따라 부족 징수된 세금을 추가 징수하도록 하고 앞으로 비상장주식을 저가양도한 자에게 세금을 과소 부과하는 일이 없도록 일선세무서의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감사원은 주식양도를 둘러싼 국세청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감사결과 국세청은 주식발행법인의 중소기업 해당여부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양도소득세를 과소 또는 과다 징수했다.

또 비상장주식의 평가와 관련해 평가심의위원회의 자문을 거치지 않고 임의로 소액거래의 매매사례가액을 시가로 인정해 증여재산가액을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