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선택지정제, 감사인선택 보장의 장점과 전면지정 부작용 제거의 장점 모두 갖춘 모델"

선택지정제가 시행되면 독립적 감사의 여지가 이전보다 많아질 것이란 의견이 나왔다.

김태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회계투명성 제고 종합대책에 대한 공청회에 참가해 "선택지정제가 시행되면 감사인은 보수덤핑을 안해도 되고 계약연장에도 신경 쓸 필요가 없어 독립적 감사를 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전문성을 갖춘 회계법인으로 감사인후보 풀(Pool)을 구성할 수 있다"며 "선택지정제의 도입이 시장에 큰 부담없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택지정제는 상장회사가 자사의 감사인이 되길 희망하는 회계법인 3개를 제시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그중 하나를 골라주는 제도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회계법인은 지정 이후 3년동안만 당해 회사를 감사할 수 있다. 이후의 당해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는 제한된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최저 감사보수 기준을 도입해 감사품질 제고를 유도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에 대해 "감사보수는 '가격'으로서 시장원리에 맞게 경제주체 간 협상에 따라 정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김태현 자본시장국장은 "회사별 자산규모, 업종 등 회계법인의 능력에 따라 감사보수가 책정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 일률적이고 합리적으로 최저감사 보수를 설정하는 게 가능한지 그리고 바람직한지에 대해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저 감사보수를 정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보수를 지급해 왔던 기업도 최저보수 수준으로 인하하려는 유인이 생길 수 있다"며 "도입취지와 달리 보수체계 왜곡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곁들었다.

김태현 국장은 정부차원의 회계투명성 제고방안에 대해 "매 10년주기로 모든 상장회사를 전수감리할 것"이라며 "직권지정이나 선택지정을 받지 않은 회사는 6년내 우선 감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금융감독원의 감리인력과 조직을 확충하고 감리권한도 대폭 강화시킬 방침이다.

김 국장은 사후적으로 회계부정이 드러났을 때 해당 기업과 감사인에 대한 제재를 자본시장법상 불공정거래 수준으로 매우 엄격히 다루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임원, 감사인 등 회계부정에 책임있는 자를 강하게 처벌하겠다"며 "분식을 통해 얻게될 부당이득도 징벌적 수준으로 환수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그는 "이번 종합대책이 시장에 안착하고 효과를 발휘하려면 감독당국의 노력말고도 기업, 회계법인 등 각 경제주체들의 적극적 협력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이번 대책의 입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을 끝맺었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공청회 이후, 회계투명성 제고 종합대책의 최종안에 따른 관련 법규가 이달 중 마련될 방침이다. 관련 법규의 국회제출과 하위규정 개정은 올 2분기 내로 진행될 계획이다. 개정내용 시행은 올 3분기부터 내년 2분기까지 단계별로 이뤄질 예정이다.

표준 감사투입시간과 핵심감사제 도입과 관련해서는 한국공인회계사회 자율규제 체계가 곧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관련 가이드라인과 감사기준서 개정안은 올 상반기 중에 나오며 하반기에는 제도 시행에 대한 감사인 교육 등이 추진된다. 핵심감사제는 2018년 사업보고서부터 회사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된다.

그외 금감원 감리조직 확대, 내부회계담당 임직원 등록·관리, 회계교육 강화 등의 사항은 2분기 내로 시행이 예정돼 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1월 22일 '회계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