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R&D 조세지원 선진국 수준 확대해야"

우리나라 기업의 연구개발비(R&D) 투자금액에 대한 조세지원 폭이 주요 선진국에 비해 턱 없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R&D 조세지원을 줄이고 있어 세계적 추세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R&D에 대한 조세지원을 선진 경쟁국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우리나라 R&D 활동과 조세지원제도의 문제점'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현재 우리나라의 민간 R&D 대비 조세지원 비율은 7.4%로, 캐나다(21.2%)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유럽 국가인 프랑스(17.9%), 아일랜드(14.2%), 네덜란드(13.8%), 영국(9.4%) 등과 비교해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3.6%), 일본(4.9%) 등의 조세지원 비율은 우리나라보다 낮았다. 

사실 우리나라는 과거만 해도 R&D 투자에 대해 세제지원책을 펼쳐왔다.

대기업 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당기분 방식을 기준으로 기본 5%에서 최대 10%까지 공재했으나, 2014년,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세액공제 한도를 1%~3%로 대폭 줄였다. 반면 중소기업 당기분은 15%에서 25%로 늘렸다.   

보고서는 "대기업 조세유인 축소·중소기업 조세유인 확대의 일관된 정책 때문에 기업규모에 기초한 R&D 조세유인 차별이 다른 나라에서 보기 힘들게 심화되는 한편, 대기업 조세유인은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상황을 초래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조세지원이 줄어들면서 매출액 대비 R&D 투자율도 경쟁국에 비해 낮았다.

2015년 현재 한국과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의 R&D 투자 상위 50대 기업의 R&D 투자 집약도(총 매출액 대비 총 R&D 투자율)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는 3.0%로 프랑스와 함께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같은 해 우리나라의 R&D 투자 상위 50대 기업의 평균 투자액은 5억1910만 달러였다. 이는 미국의 8분의 1(39억3520만 달러), 일본의 3분의 1(16억1760만 달러), 독일의 2분의 1(11억6380만 달러)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황인학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민간 기업의 혁신 역량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민간 R&D 조세지원을 줄여나가는 것은 역주행 정책"이라고 지적하며 "R&D 조세지원은 최소환 선진 경쟁국 수준으로 확대해 민간혁신역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