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 수록 수상 기업 수는 물론 금액마저 줄어들고 있는 '고액납세의 탑'이 올해는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해에는 수상기업 수가 확 줄어든 것도 모자라 고작(?) '7000억원 탑'이 최고였지만 올해는 '1조원 탑'이 탄생한 것이다.

주인공은 현대자동차다.

2014년과 2015년 삼성전자가 '2조5000억원 탑'과 '3조4000억원 탑'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이후 조 단위의 탑은 실종됐지만 올해 현대자동차가 조 단위의 탑을 받으면서 체면을 세웠다.

그 다음으로는 지난해 '7000억원 탑'을 쌓아 고액납세 기업 중 최고 자리를 차지하던 SK하이닉스가 '8000억원 탑'을 차지했다.

기아자동차는 '3000억원 탑'을 받았다. 

'1000억원 탑'의 주인공은 현대글로비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엔씨소프트, 엘지생활건강 등이 받았다.

고액납세의 탑은 1000억원 이상의 세금을 자진납부한 기업에게 돌아가는 상으로 모범납세자와는 달리 아무런 혜택이 없지만 고액납세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했다는 측면에서 기업 이미지 상승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크다.

매년 고액납세의 탑 수상현황을 살펴보면 그 해 국가경제가 어땠는지 대략 짐작해 볼 수 있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삼성전자의 호황으로 2조~3조원 탑 수상자로 결정됐지만 지난해에는 '7000억원 탑'이 최고였으며 나머지는 '1000억원 탑'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KCC, 아모레퍼시픽, 현대위아 등 3개 기업 밖에 없었다. 

사실 고액납세의 탑 수상 기준은 전년 수상액 대비 납세액이 1000억원이 더 늘어야한다.

이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전년도 수상 기업이 다음해까지 수상하는 일은 드문 편이다.

2015년 3조4000억원의 국세를 납부해 지난해 고액납세의 탑에 명단을 올린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보다 국세를 더 납부했을 수 있지만 수상 기준 때문에 올해 명단에서는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