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남포프라자' 전경. 부산 중구 남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5년 10월 당시 남포프라자 인근지역의 토지 가액은 평당(㎡) 최저 5000만원에서 최고 9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남포동 '알짜' 빌딩 저가 양수도…세금회피 정황
부산시, 지방세 세무조사 저가신고 포착…세금추징

국내 타월 시장의 4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국내 1위 타월 제조업체로 유명한 부산향토기업 '송월타월' 오너 일가의 조세회피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월타월의 계열사로 부동산개발 및 주택임대업 법인인 송월주택사업은 박병대 현 송월타월 회장의 부인 이유정 대표가 운영하는 자본금 5억원의 회사다.

남편인 박 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현재까지 송월주택사업의 등기 감사로 등재돼 있다.

두 회사는 지난 2010년 12월7일 부산 중구 남포동 6가85 소재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의 남포프라자빌딩을 각각 3/4(송월타월), 1/4(송월주택사업) 지분율로 총 150억원에 취득했다.

지분율에 따른 매입가액은 112억5000만원(송월타월), 37억5000만원(송월주택사업). 이후 지난 2015년 10월, 송월타월은 보유하고 있던 남포프라자 지분(토지+건물) 3/4를 송월주택사업에 148억원을 받고 매매했다.

문제는 송월타월이 송월주택사업으로부터 받은 지분 매각대금이 낮게 설정된 정황이 뚜렷하다는 점이다.

남포동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5년 10월 당시 남포프라자 인근지역의 토지 가액은 평당(㎡) 최저 5000만원에서 최고 9000만원까지 거래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고려할 때 남포동 최고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는 남포프라자는 못해도 평당 7000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즉 2015년 10월 당시 남포프라자의 시세는 395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며 송월타월이 보유하고 있던 남포프라자 빌딩 지분 3/4의 시세 또한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토지와 건물을 합쳐 296억원 정도로 추정된다는 것이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2015년 10월 당시 부산 중구청이 공시한 남포프라자의 기준시가는 건물 156억원, 토지 150억원 등 306억원을 넘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계산해도 송월타월이 받아낼 수 있었던 지분 매각 대금은 225억원 가량이 된다. 송월타월이 송월주택사업으로부터 받은 매각대금 148억원과 현저한 차이(77억원)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송월타월 측은 당시 시세가 불분명해 현행 세법에 따라 감정평가법인이 감정한 가액(230억원)을 기준으로 지분 매각대금을 설정했다는 입장이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기준시가 등이 명확한 상황에서 보충적 평가방법을 통해 가액을 산정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특수관계인(부부)간 저가 거래를 통해 이익을 챙긴 후 세금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만약 송월타월이 지분 매각대금 148억원에 대해서만 법인세 등을 납부했을 경우, 십 수 억원의 세금을 줄이는 효과를 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부산시가 지난해 9월 이들의 거래를 특수관계인간 매매로 판단해 세무조사를 실시, 실제 매각대금을 231억원으로 판단해 4억7000만원 가량의 세금을 추징했고 이들은 지난 1월 추징된 세금을 완납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역에서 활동하는 한 세무전문가는 "지자체 세무조사 결과 매각대금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는 측면에서 이 거래와 관련해 송월타월 측이 법인세를 제대로 신고했는지 여부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정황상 법인세법상 부당행위계산부인이 적용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세와 기준시가 등보다 감정평가액이 현저히 낮은 부분도 의심되는 대목"이라며 "자본금 5억원인 회사(송월주택사업)가 담보 대출 등도 없이 거액의 자금을 들여 빌딩을 매수한 부분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다. 자금출처 조사 등 국세청의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