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세금은 경제가 잘 돌아가면 저절로 잘 걷힌다고 하지만, 우리경제 전반에 걸친 침체기조가 여전한 상황에서 정부가 예상보다 세금을 더 거두고 있다.

경기 움직임과는 달리 세수 확대는 '미스터리'다.

정부만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점에 대해 부실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어 조세저항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7일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이 기획재정부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42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4조7000억원(11.3%↑)이 더 걷혔다.

우리 경제가 2%대의 저성장 늪에 빠져 있고 마이너스 수출실적, 높은 실업률과 낮은 민간 소비율 등 각종 경제지표가 최악이라는 점에서 세수 확대는 이례적이라는 평가.

문제는 정부가 세수 추계를 엉터리로 하고 있다는데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 세수입의 증가폭이 가장 큰 세목은 소득세였다. 작년 소득세 세수는 68조5000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7조8000억원이 더 걷혔다. 정부는 이에 대해 명목임금 상승과 취업자 수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급여 증가율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앞뒤 맞지 않는 분석이라는 시각을 지울 수 없다. 실제 김 의원이 국세통계연보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지급액은 588조원으로 전년(565조원)에 비해 4.1%(23조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같은 증가 폭은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작년 근로소득세 증가율인 14.6%에 비해서도 한참 밑돌았다. 급여 증가는 가장 낮은데 세금은 가장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해소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양도소득세의 세수입 분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양도세는 작년에만 1조8000원이 더 걷혔는데, 이를 두고 정부에선 '부동산 시장의 호조에 기인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같은 기간 부동산 거래건수가 1년 전보다 3.3%나 줄었다는 점에서 세입분석이 미흡하다는 진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이 양도세는 부동산 이외에 주식에 대해 부과되고 있어 주식양도소득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하는데 '부동산 거래 활성화'만 앵무새처럼 외치는 모습이다.

그간 정부의 세수추계에 대한 제도적인 시스템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어왔다. 세수 추계가 부실하면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간 '세수결손(실제 걷은 세금이 정부가 설정한 세입예산보다 적은 것을 의미)' 겪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최대의 세수라는 이례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앵무새처럼 매년 똑같은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며 "부실한 분석, 무성의한 해명은 정부 불신과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