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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희정 테마주'로 반짝 주목을 받았던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루코 오너 일가에게 부과된 증여세 등 세금을 취소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행정8부(재판장 김필곤 부장판사)는 최근 박도봉 알루코 회장과 그의 자녀 2명이 낸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상증세법 관련 규정의 과세요건 중 '합병'은 단순한 합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합병에 의한 상장'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과세를 취소 판결한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박 회장과 그의 부인, 자녀들인 A, B 씨 등은 지난 2008년 3월 각각 8000만원을 투자해 주식회사 포쉬를 설립하고 포쉬의 주식 25%씩을 소유했다.

박 회장은 포쉬를 설립한 날 A씨에게 약 8500만원, B씨에게 약 8600만을 각 증여했고, A씨와 B씨는 같은 날 증여세를 신고·납부했다.

이후 포쉬는 2008년 4월 동양강철(알루코의 전신)의 주식 150만주를 보유하고 있던 주식회사 동양알루미늄의 주식 전부를 매입했고, 같은 날 주식회사 알루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35억7000만원을 납입한 후 알루텍 지분 37.5%를 취득했다.

이후 포쉬는 2011년 1월 동양알루미늄을 흡수합병하고, 알루텍은 포쉬를 흡수합병하면서 A씨와 B씨는 알루텍 주식 8.93%씩을 보유하게 됐다.

국세청은 포쉬가 알루텍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취득함에 따라 포쉬의 주식가치가 증가해 포쉬의 주주들에게 증여이익이 발생했고, 알루텍 역시 2009년 인수한 동양강철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주식가치 상승에 따른 증여이익이 발생했다고 보고 A, B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다.

1심인 행정법원은 A, B씨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면서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우선 "박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았고, 이 현금은 합병 등 재산가치 증가사유가 발생할 수 없다"고 항변하면서 "현금을 증여받은 행위와 현금으로 재산을 취득하는 행위는 별개의 행위로 이에 대한 법적 취급이 달라야 한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박 회장이 자녀들에게 현금을 증여한 것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며, 시간의 근접성과 증여한 현금과 포쉬의 설립자금이 거의 동일한 점 등에 비춰보면 실질적으로 포쉬의 주식을 증여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과세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인 고법 재판부는 "관련 상증세법 규정의 과세요건 3가지가 모두 충족되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 중 하나인 원고들이 이 사건 주식을 증여받은 후 5년 이내 주식회사 포쉬의 '합병'이 있었을 것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지 못해 과세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고법 재판부는 "이 과세요건에서 '합병'은 단순한 합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합병에 의한 상장'만을 의미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포쉬는 알루텍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된 바 없으므로 과세 처분의 근거인 상증세법 관련 규정의 과세요건을 충족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상증세법 관련 규정은 증여세 과세대상을 재산가치 증가사유와 인과관계가 있는 범위로 한정하면서 단순히 그 계산방법만을 시행령에 위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에서는 재산가치 증가사유와 전혀 무관한 주식가치 상승분까지 증여세 과세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이는 위임범위를 벗어난 위법·무효이고, 이 규정을 적용한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판례 : 2016누5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