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등 과세당국의 세금부과에 소위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영세납세자(청구인)들이 조세불복을 하더라도 체계적으로 반박 논리를 펼치기란 쉽지 않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납세자들은 세무사·회계사 등 대리인을 선임해 대응하지만 영세납세자들에겐 이마저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지난해 청구대리인의 유무(有無)에 따라 조세불복 심판청구에서 인용(납세자 승소) 판정을 이끌어 내는데도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21일 조세심판원이 작성한 '2016년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세 기준으로 조세심판청구 처리대상 건수는 5891건으로, 처리된 사건은 4714건(80.5%)이었다.

납세자 승소를 의미하는 인용률은 24.1%였는데, 청구대리인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인용률은 3배 가까운 격차가 났다. 실제 대리인을 선임한 심판청구 사건은 4227건으로, 이 중 872건(30.8%)에 대해 인용 결정이 내려졌다.

반면 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한 사건은 1664건이었는데, 납세자가 이긴 경우는 10번 중 1번(10.2%)에 불과했다.

대리인 유무에 따른 인용률은 관세, 지방세에서도 대동소이했다. 작년 관세 관련한 심판청구 사건은 527건이었다. 대리인이 있었을 때의 인용률은 34.7%였으며 대리인을 선임하지 못한 경우엔 26.8%이었다.

지방세 사건의 대리인 유무별 인용률은 각각 27.6%, 26.1%로 1.5%p 격차를 보였다.

현재 조세심판원은 영세납세자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국선세무사(국선심판청구대리인)'를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소득·재산이 일정 기준을 넘지 않거나 청구세액이 1000만원 이하일 때 대리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억울한 세금을 돌려받는 납세자는 줄어들고 있다. 

작년 국선심판청구대리인이 지원된 사건은 36건이었는데, 이 중 4건(13.6%)만이 인용 결정을 받았다. 국선세무사가 지원 사격한 사건의 수에선 차이가 있으나, 1년 전(37.5%)보다 인용률은 23.9%p나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