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심판원이 납세자(청구인)이 제기한 조세불복 심판청구를 처리하는 시간을 앞당겼다.

납세자들 입장에선 심판청구 사건 처리기간이 줄어들면서 납세협력비용의 부담도 덜어진 셈이다. 특히 납세자가 조세심판관을 대상으로 직접 항변하는 '의견진술' 비율도 높아지면서, 조세심판원이 납세자권리구제 기관으로서의 신뢰를 보다 두텁게 하고 있다. 

20일 조세심판원이 작성한 '2016년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심판청구(국세, 지방세) 평균 처리기간은 171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175일) 보다 4일 가량 당겨졌다.

단 하루를 줄이기 위해선 수 백 건에 달하는 사건의 결정을 앞당겨야 한다는 점에서 납세자 권리구제 활동에 역량을 다한 모습이다.

2년 전(185일)에 비해선 무려 2주일(14일) 가량 줄어들었다.  

작년 조세심판원에 접수된 심판청구 사건은 8226건이었는데, 이 중 6628건이 처리됐다. 심판원의 움직임이 '빠릿'해지면서 사건처리 비율은 80.6%로, 조세심판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높았다. 

눈에 띄는 부분은 영세 납세자들의 '세금 불만'을 빨리 풀어줬다는 것이다.

청구세액별(내국세 기준)로 보면 '3000만원 미만' 사건의 처리율은 9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년 전(88.5%)보다 3.6%p 오른 수치다. '3000~1억원' 구간의 처리율도 전체 평균(80.5%)을 훨씬 웃도는 85.3%를 기록했다. 

조세심판관 회의를 열었을 때 납세자가 직접 참여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지난해 청구인 의견진술 건수는 3475건으로, 전체(5950건)의 58.4%에 달했다. 의견진술 비율은 2013년 41.8%에서 2014년 48.7%, 2015년 55.6%를 기록하며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하고 있다.

이는 전국을 순회하며 여는 심판회의의 영향이 컸는데, 작년 소액·지역순회심판(청구세액 3000만원 미만)의 실시횟수는 35회로 1년 전(27회)보다 8번 더 열었다.

하지만 국세기본법상 처리시간(90일)에 한참 못치고 있는 문제점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사건처리 지연에 대해 일률적으로 판단할 순 없으나, 국세행정 판도에 미칠 파급력이 큰 고액 사건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 청구세액이 '500~1000억원' 구간의 평균 처리기간은 무려 889일이었는데, 평균 처리일수(155일)에 5배 이상 차이가 났다.

'1000~5000억원' 구간의 처리기간은 583일, '50~100억원' 구간은 431일 등으로 고액 사건일수록 심판청구 기간이 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