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세제실의 '허리', 과장급 라인업에 대폭 개편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9일 기재부에 따르면 기재부는 현재 실·국장급 이상 고위직을 제외한 과장급 전보인사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예년 같으면 실·국장급(고위공무원) 인사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크지만 대통령 탄핵 정국이 지속되는 관계로 고위직에 대한 인사는 아예 이루어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전언이다.

이에 핵심 실무진인 과장급에 대해서만 신속히 인사를 단행, '일하는 분위기'를 빠르게 만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세제실 과장급 라인업 변화. 세제실 과장급 최고의 요직인 조세정책과장과 부가가치세제과장, 관세제도과장 자리에 대한 인사수요가 발생한 상태다.

정정훈 현 조세정책과장(행시 37회, 부이사관)의 해외 단기 파견(1년)이 확정된 상태이며, 류양훈 현 부가가치세제과장(행시 38회)의 경우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외부 파견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제도과장 자리는 지난해 말 이호근 과장이 국세청과의 인사교류를 통해 수원세무서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공석 상태로, 하루 빨리 후임자 인선이 필요하다.

현재 각 부처에선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는 '전문직위(군)'로 지정, 일정 기간 근무경력을 채우지 못한 경우에는 전보인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전문직위제도를 시행 중이다.

세제실 과장급 직위 대부분이 전문직위제 울타리 안에 있기는 하지만 '1년 이상 근무했을 때 군 내에선 자유롭게 이동이 가능하다'는 인사혁신처의 지침이 지난해 확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 직위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세제실 과장급들이 연쇄적으로 이동하면서 빈자리를 메우고, 외부 파견 등을 마치고 대기 중인 '인공위성' 과장급 중 일부가 세제실로 복귀해 빈자리를 채우는 형태의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후임 조세정책과장 자리에는 이상길 현 조세특례제도과장(행시 38회)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길 과장이 이동할 경우 빈자리는 행시 38회 동기들인 김병철 현 조세분석과장, 이용주 현 소득세제과장, 박홍기 현 재산세제과장 중 1명이 간택될 것이라는 분석.

최근 고용창출 투자지원, 신성장 동력 산업지원 등 핵심 국정과제를 뒷받침하는 세제지원정책을 만드는 조세특례제도과가 소위 '핫' 한 자리로 떠올랐다는 전언.

기재부 안팎에서는 박홍기 과장이 조세특례제도과 또는 조세분석과장으로 이동하고 이용주 과장은 전통의 '인기보직' 재산세제과장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모습이다.

부이사관급인 김병철 과장의 경우 세제실 내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중요도가 더해지고 있는 조세법령운용과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자리는 드센(?) 산하기관인 국세청과의 접점이 다른 세제실 과장 자리보다 많아, '무게감'이 있는 인물이 앉아야 한다는 의견들이 그동안 세제실 내에서 제기되어 왔다.

'젊은 세제통'들인 이호섭 현 조세법령운용과장(행시 42회)과 김영노 산업관세과장(행시 42회)도 각각 세제실 내 다른 과장 자리로 이동하고 지난해 말 성남세무서장 근무를 마치고(국세청 인사교류) 기재부로 원대복귀해 대기 중인 노중현 과장(행시 43회)도 이번 인사를 통해 세제실 과장급 자리에 임명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해외 파견을 마치고 본부대기 중인 이형철 과장(행시 39회)도 공석 중인 관세제도과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활동기간 만료로 해체된 역외재산 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이었던 박춘호 과장(행시 37회, 부이사관)은 OECD조세정책센터로 파견근무를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