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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감사제 확대 삼일이 최대수혜자"…중소회계법인 '홀대'	2017.02.06
중소회계업계 "지정감사제 확대했지만 중소회계법인엔 역차별" 정부가 회계투명성 제고의 일환으로 감사인지정 적용범위를 확대키로하자 중소회계업계가 현행의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방식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지정감사 배분방식이 삼일회계법인 등 '빅4'로 불리는 대형회계법인에 유리한 룰을 적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회계업계는 "특히 삼일 회계법인의 경우 빅4 내에서도 지정감사 보수 측면에서나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 측면에서나 독식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며 "타자(他者)의 진출을 유리천장으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 "리스크 적고 보수 좋은 기업은 빅4가 '찜'" 6일 중소회계업계에 따르면 현행 지정감사 배분방식을 따를 경우 리스크가 적고 보수도 좋은 편인 상장예정기업의 지정감사 일감이 대부분 빅4에 주어지게 된다. 반대로 리스크가 높고 보수도 낮은 감리조치·관리종목기업의 대부분은 빅4를 제외한 나머지 150여개 회계법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중소회계업계 관계자는 "빅4 이외 회계법인들에는 리스크 높은 중소기업만 배정될 뿐"이라며 "상장예정기업 배정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4 회계법인에는 리스크가 높은 편인 중소기업을 배정하지 않으면서도 상장예정기업의 경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대형회계법인으로 몰아주고 있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료=2015 한국회계학회 심포지움(2015년 2월 11일) 한국회계학회가 2015년 2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4년간 상장예정기업 총 1408개 중 1189개가 빅4 회계법인에 배정되었으며 불과 199개 상장예정기업이 중견중소회계법인에 배정됐다. 빅4가 상장예정기업의 지정감사를 배정받은 비중이 전체의 84%에 이른 것이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 547개, 안진 361개, 삼정 199개, 한영 182개, 대주 45개, 삼덕 30개, 신한 22개, 기타 122개 순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감리조치·관리종목기업의 지정감사 배정의 경우 총 1345개 중 506개가 빅4 회계법인에, 839개가 중견중소회계법인에 배정됐다. 이처럼 리스크가 높은 기업의 경우 빅4가 맡은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37%에 그친 반면 중견중소회계법인은 63%를 차지해 상장예정기업 지정감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 212개, 안진 126개, 삼정 90개, 한영 78개, 대주 34개, 삼덕 51개, 신한 62개, 기타 692개 순을 차지했다. ◆…자료=2015 한국회계학회 심포지움(2015년 2월 11일) 중소회계업계는 지정감사 시장에서 빅4가 벌어들이는 보수가 2450억원에 육박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일이 가져가는 보수는 1070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빅4를 제외한 나머지 150여개의 회계법인들이 지정감사 전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보수는 모두 합쳐 64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는 삼일 1개 법인이 버는 것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회계법인별 지정감사 보수 수입은 삼일 1068억원, 안진 544억원, 삼정 423억원, 한영 368억원, 대주 102억원, 삼덕 100억원, 신한 99억원, 기타 33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빅4와 나머지 회계법인들 간 등록 회계사 수 차이 대비 지정감사 보수수준이 너무나도 상이해 '빅4로의 보수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빅4에 등록돼 있는 회계사 수는 2016년 10월 현재 5053명이다. 빅4 이외 회계법인들에 등록돼 있는 회계사 수는 모두 합쳐 4947명이다. 회계사 수만 놓고 보면 거의 50 대 50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빅4가 지정감사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보수의 비중은 전체의 79%에 달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회계법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그만큼 배정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지정감사 시장 삼일 독주체제 뜯어 고쳐야" 현행 지정감사 배분은 자산이 큰 기업순서로 잔여점수가 큰 회계법인에 할당되는 형태로 이뤄진다. 배정 후 잔여점수는 감사인점수를 '기업 배정갯수에 1을 더한 숫자'로 나눠 계산한 후 이걸 원점수에서 감점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잔여점수는 1 회계연도가 지날 때마다 새로이 갱신되며 대개 소속 회계사 수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회계법인별 잔여점수를 내는 계산방법대로라면 배정갯수 50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감점이 무의미해질 뿐이어서 배정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분모만 계속 커지는 구조이므로 잔여점수가 원래 많았던 회계법인일수록 '승자승'의 혜택을 누리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잔여점수가 원래 많지 않은 중견중소회계법인의 입장에선 기업 2~3개만 지정받아도 남는 점수가 거의 없게 된다. <사례> # A회계법인 감사인점수 - 1000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900점, C회계법인 감사인점수 50점 / 갑기업 - 자산 1위, 을기업 - 자산 2위, 병기업 - 자산 3위 1) A에 갑 지정배분 : A 잔여점수는 500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90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A는 500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3위 유지) 2) B에 을 지정배분 : B 잔여점수는 450점 (A회계법인 감사인점수 50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B는 450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여전히 3위) 3) A에 병 지정배분 : A 잔여점수는 166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45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A는 166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여전히 3위) 게다가 자산 1조원의 기업을 배정받든 자산 100억원의 기업을 배정받든 똑같이 하나의 기업을 할당받은 것으로 간주해 점수를 동일하게 감하는 것도 '지정감사 배분 불균형 초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소중견회계법인들은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산 10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자산 1조원의 기업을 배정받은 감사인에 100개의 기업을 배정받은 것만큼의 점수를 차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지정감사 배정은 회계감사 시장에서 신규시장을 형성하지 않으며 신규 시장이 이뤄지더라도 약간의 확장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조때문에 공급과 수요 모두 기존시장을 돌고 도는 형태여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여태 끊어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로인해 업계 내 소속 회계사 수, 자산규모 1위인 삼일이 지정감사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것이다. A 중소회계법인 대표는 "현행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의 원래 취지는 '하위그룹 회계법인의 성장발판 마련'이었다"며 "대형회계법인엔 상장기업, 상장예정기업 등의 한정된 수의 회사만을 지정해주고 하위그룹 회계법인에는 나머지 모든 기업을 지정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인지정제 도입 당시에는 상장기업이나 상장예정기업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 이후 상장기업과 상장예정기업의 수가 급격히 불어났고 지정감사 환경이 빅4에 유리하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의 지정감사를 대형회계법인이 맡는다는 게 잘못됐다고 억지부리는 게 아니다"며 "보다 균형잡힌 배분방식이 도입되길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정감사 배분은 철저히 금융당국이 정한 방침에 입각해 이뤄지는 것이어서 삼일을 비롯한 대형회계업계의 이해가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며 "대형회계업계와 중견중소회계업계를 서로 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감사 배분의 기초가 되는 감사인점수는 "단순히 보유 회계사 수만으로 산출되는 게 아니라 각 법인별 감사품질과 관리현황 등 필요 요소를 감안해 합리적으로 종합돼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배분이 불합리하게 일어난 것이라면 이는 금융당국에서 살펴보아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업계, 학계 의견수렴 과정을 더욱 면밀히 거쳐 회계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회계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 브리핑을 열고 "사유를 늘려 현행 감사인지정 적용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선 현행 감사인지정제인 '직권지정제'의 적용범위가 확대된다. 제재·징벌적 성격의 감사인지정의 사유가 추가된 것이다. 또 상장회사가 자사의 감사인이 되길 희망하는 회계법인 3개를 제시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그중 하나를 골라주는 '선택지정제'가 신규로 도입된다. 선택지정제는 회사의 감사인선택권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장점과 전면 직권지정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감사인지정제는 자유수임 계약에 의한 감사인독립성 훼손의 완화,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금융당국이 특정사유를 갖춘 기업에 감사인을 직접 정해주는 제도다. 1990년 1월 1일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2014년 12월에는 법개정을 통해 지정 대상기업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소회계업계 "지정감사제 확대했지만 중소회계법인엔 역차별"

정부가 회계투명성 제고의 일환으로 감사인지정 적용범위를 확대키로하자 중소회계업계가 현행의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방식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섰다. 지정감사 배분방식이 삼일회계법인 등 '빅4'로 불리는 대형회계법인에 유리한 룰을 적용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회계업계는 "특히 삼일 회계법인의 경우 빅4 내에서도 지정감사 보수 측면에서나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 측면에서나 독식체제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다"며 "타자(他者)의 진출을 유리천장으로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6일 중소회계업계에 따르면 현행 지정감사 배분방식을 따를 경우 리스크가 적고 보수도 좋은 편인 상장예정기업의 지정감사 일감이 대부분 빅4에 주어지게 된다. 반대로 리스크가 높고 보수도 낮은 감리조치·관리종목기업의 대부분은 빅4를 제외한 나머지 150여개 회계법인들에게 돌아간다는 지적이다.

중소회계업계 관계자는 "빅4 이외 회계법인들에는 리스크 높은 중소기업만 배정될 뿐"이라며 "상장예정기업 배정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빅4 회계법인에는 리스크가 높은 편인 중소기업을 배정하지 않으면서도 상장예정기업의 경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까지 대형회계법인으로 몰아주고 있어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국회계학회가 2015년 2월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2000년부터 2013년까지 14년간 상장예정기업 총 1408개 중 1189개가 빅4 회계법인에 배정되었으며 불과 199개 상장예정기업이 중견중소회계법인에 배정됐다. 빅4가 상장예정기업의 지정감사를 배정받은 비중이 전체의 84%에 이른 것이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 547개, 안진 361개, 삼정 199개, 한영 182개, 대주 45개, 삼덕 30개, 신한 22개, 기타 122개 순을 나타냈다.

같은기간 감리조치·관리종목기업의 지정감사 배정의 경우 총 1345개 중 506개가 빅4 회계법인에, 839개가 중견중소회계법인에 배정됐다. 이처럼 리스크가 높은 기업의 경우 빅4가 맡은 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37%에 그친 반면 중견중소회계법인은 63%를 차지해 상장예정기업 지정감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회계법인별로는 삼일 212개, 안진 126개, 삼정 90개, 한영 78개, 대주 34개, 삼덕 51개, 신한 62개, 기타 692개 순을 차지했다.

중소회계업계는 지정감사 시장에서 빅4가 벌어들이는 보수가 2450억원에 육박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삼일이 가져가는 보수는 1070억원에 이르렀다. 반면 빅4를 제외한 나머지 150여개의 회계법인들이 지정감사 전체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보수는 모두 합쳐 640억원 수준에 그친다. 이는 삼일 1개 법인이 버는 것보다도 적은 금액이다.

회계법인별 지정감사 보수 수입은 삼일 1068억원, 안진 544억원, 삼정 423억원, 한영 368억원, 대주 102억원, 삼덕 100억원, 신한 99억원, 기타 337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빅4와 나머지 회계법인들 간 등록 회계사 수 차이 대비 지정감사 보수수준이 너무나도 상이해 '빅4로의 보수 쏠림현상'이 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빅4에 등록돼 있는 회계사 수는 2016년 10월 현재 5053명이다. 빅4 이외 회계법인들에 등록돼 있는 회계사 수는 모두 합쳐 4947명이다.

회계사 수만 놓고 보면 거의 50 대 50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빅4가 지정감사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보수의 비중은 전체의 79%에 달하고 있다. 반면 나머지 회계법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하다. 그만큼 배정이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지정감사 배분은 자산이 큰 기업순서로 잔여점수가 큰 회계법인에 할당되는 형태로 이뤄진다. 배정 후 잔여점수는 감사인점수를 '기업 배정갯수에 1을 더한 숫자'로 나눠 계산한 후 이걸 원점수에서 감점하는 방식으로 산정된다. 잔여점수는 1 회계연도가 지날 때마다 새로이 갱신되며 대개 소속 회계사 수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금의 회계법인별 잔여점수를 내는 계산방법대로라면 배정갯수 50이 넘어가는 순간부터 감점이 무의미해질 뿐이어서 배정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분모만 계속 커지는 구조이므로 잔여점수가 원래 많았던 회계법인일수록 '승자승'의 혜택을 누리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잔여점수가 원래 많지 않은 중견중소회계법인의 입장에선 기업 2~3개만 지정받아도 남는 점수가 거의 없게 된다.

<사례>
# A회계법인 감사인점수 - 1000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900점, C회계법인 감사인점수 50점 / 갑기업 - 자산 1위, 을기업 - 자산 2위, 병기업 - 자산 3위

1) A에 갑 지정배분 : A 잔여점수는 500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90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A는 500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3위 유지)
2) B에 을 지정배분 : B 잔여점수는 450점 (A회계법인 감사인점수 50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B는 450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여전히 3위)
3) A에 병 지정배분 : A 잔여점수는 166점 (B회계법인 감사인점수 450점으로 1순위로 올라섬, A는 166점으로 2순위, C는 50점으로 여전히 3위)

게다가 자산 1조원의 기업을 배정받든 자산 100억원의 기업을 배정받든 똑같이 하나의 기업을 할당받은 것으로 간주해 점수를 동일하게 감하는 것도 '지정감사 배분 불균형 초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소중견회계법인들은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산 100억원을 기준으로 했을 경우, 자산 1조원의 기업을 배정받은 감사인에 100개의 기업을 배정받은 것만큼의 점수를 차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문가들은 지정감사 배정은 회계감사 시장에서 신규시장을 형성하지 않으며 신규 시장이 이뤄지더라도 약간의 확장만이 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구조때문에 공급과 수요 모두 기존시장을 돌고 도는 형태여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여태 끊어지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로인해 업계 내 소속 회계사 수, 자산규모 1위인 삼일이 지정감사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는 것이다.

A 중소회계법인 대표는 "현행 지정감사 대상기업 배분의 원래 취지는 '하위그룹 회계법인의 성장발판 마련'이었다"며 "대형회계법인엔 상장기업, 상장예정기업 등의 한정된 수의 회사만을 지정해주고 하위그룹 회계법인에는 나머지 모든 기업을 지정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감사인지정제 도입 당시에는 상장기업이나 상장예정기업의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형평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라며 "그 이후 상장기업과 상장예정기업의 수가 급격히 불어났고 지정감사 환경이 빅4에 유리하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옛날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의 지정감사를 대형회계법인이 맡는다는 게 잘못됐다고 억지부리는 게 아니다"며 "보다 균형잡힌 배분방식이 도입되길 바라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지정감사 배분은 철저히 금융당국이 정한 방침에 입각해 이뤄지는 것이어서 삼일을 비롯한 대형회계업계의 이해가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며 "대형회계업계와 중견중소회계업계를 서로 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본질을 벗어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감사 배분의 기초가 되는 감사인점수는 "단순히 보유 회계사 수만으로 산출되는 게 아니라 각 법인별 감사품질과 관리현황 등 필요 요소를 감안해 합리적으로 종합돼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그럼에도 배분이 불합리하게 일어난 것이라면 이는 금융당국에서 살펴보아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앞으로 업계, 학계 의견수렴 과정을 더욱 면밀히 거쳐 회계투명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회계투명성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한 종합대책' 브리핑을 열고 "사유를 늘려 현행 감사인지정 적용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우선 현행 감사인지정제인 '직권지정제'의 적용범위가 확대된다. 제재·징벌적 성격의 감사인지정의 사유가 추가된 것이다.

또 상장회사가 자사의 감사인이 되길 희망하는 회계법인 3개를 제시하면 증권선물위원회가 그중 하나를 골라주는 '선택지정제'가 신규로 도입된다. 선택지정제는 회사의 감사인선택권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장점과 전면 직권지정 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없다는 장점을 모두 갖춘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감사인지정제는 자유수임 계약에 의한 감사인독립성 훼손의 완화, 투자자보호 등을 위해 금융당국이 특정사유를 갖춘 기업에 감사인을 직접 정해주는 제도다. 1990년 1월 1일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2014년 12월에는 법개정을 통해 지정 대상기업 범위가 대폭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