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발송된 사전 성실신고 안내문. 내용 중간 "사전안내와 연계한 사후검증을 강화할 예정"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국세청의 친절한 안내 '서비스'일까, 아니면 납세자에 대한 '압박'일까.

세금신고 전 국세청이 납세자에게 보내는 사전 성실신고 지원 안내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국세청은 올해 사전 안내문에서 납세자의 압박감을 느낄 만한 부분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31일 국세청 관계자에 따르면 국세청은 분석자료 등을 직접 안내문에 싣는 대신 정교화 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세청 홈택스의 '신고도움 서비스'에서 납세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와 함께 불성실한 신고 시 사후검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문구는 가산세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일반적인 내용으로 변경됐다. 

사전 안내 강화라는 국세청의 세금 신고 관리 패러다임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납세자들이 안내문을 통해 느끼는 거부감을 어느 정도 제거했다는 것이 국세청의 설명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이 그동안 분석자료 등을 안내문에 제공한 것은 납세자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자는 의미였는데, 반대로 부담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올해부터 안내문을 바꾸게 됐다"고 전했다.    

국세청의 사전 안내문이 납세자에 대한 '압박카드'라는 지적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바 있다.

당시 국민의당 김성식 의원은 "임환수 청장 취임 후 도입한 사전성실신고안내가 올해 상반기 20조원에 가까운 추가세수를 거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며 "안내서 문구 내용이 상당히 압박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사전안내 문구를 국감장 스크린에 띄운 뒤 당시 김용균 서울지방국세청 성실납세지원국장(현 국세청 개인납세국장)에게 "납세자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가"라고 물었고 김 국장은 "납세자 입장에서 압박을 느낄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조경태 기획재정위원장은 "김성식 의원 말에 일리가 있다. 국세청장은 국세청 입장에서만 생각하지 말고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김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으며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 역시 "제도 취지는 좋지만 압박성 안내문구를 개선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세청은 신고관리 방식을 사후검증에서 사전안내 강화로 바꾼 이후 연이어 '세수잭팟'을 터뜨리고 있다.

2012년부터 3년간 최악의 '세수펑크' 사태를 겪은 국세청은 2014년부터 사전 안내를 강화한 후 이듬해인 2015년 2조2000을 초과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예산 대비 무려 23조2000억원을 더 거뒀다.

부동산 부양책에 따른 양도세 증가 등 다른 세수 증가 요인도 있겠지만 이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세수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국세청 안팎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