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국세청이 공개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분 연말정산을 신고한 외국인 근로자는 총 54만4000명에 달한다.

이들은 대한민국 경제 현장에서 남들이 꺼려하는 육체 노동을 대신하거나 자국의 선진 기술을 한국사회로 전파시켜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도 엄연히 대한민국의 '근로자' 이기에 근로자라면 매년 신고해야 할 연말정산 신고를 빼놓을 수는 없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들은 세율이나 공제항목 등에서 한국인과는 다른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반드시 이를 구분해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외국인 연말정산, 거주자/비거주자 여부에 따라 다르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연말정산은 거주자인지, 비거주자인지 여부에 따라 계산법이 다르다. 통상 국내에 주소를 두거나 183일 이상 거소를 둔 경우에는 외국인이라고 하더라도 세법상 거주자로 본다.

외국인 근로자가 거주자인 경우에는 일반적인 소득·세액공제 항목이 내국인과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주택자금 공제와 주택마련저축 납입액 공제 등은 적용되지 않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외국인 근로자가 비거주자일 경우에는 본인에 대한 인적공제와 연금보험료 공제 등 일부 공제만 허용된다. 건강보험료 소득공제와 신용카드 소득공제 및 보험료·의료비 특별세액공제와 같은 대부분의 소득·세액공제는 허용되지 않는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과세특례 제도가 있다.

기본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은 내국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과세표준에 따라 6~38%의 5단계 세율)로 연말정산을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가 단일세율을 신청한 경우에는 지급받는 근로소득의 17%를 단일세율로 신고하고 이를 종합소득세 계산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외국인 근로자 과세특례는 국내 근무시작일부터 딱 5년 동안만 적용되며, 다만 2013년 이전에 국내 근무를 시작한 외국인 근로자들의 경우에는 5년을 경과했더라도 2016년 말까지는 과세특례를 계속 적용받을 수 있다.

아울러 엔지니어링기술도입계약에 의해 기술을 제공하는 외국인이나 일정한 외투기업의 연구개발 시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외국인 등은 근로제공 최초 2년간 근로소득세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또 원어민 교사는 일반적으로 내국인과 동일한 절차로 과세되지만, 미국이나 영국, 뉴질랜드, 호주 등의 조세조약 체결 국가에서 온 원어민 교사는 2년간(중국은 3년) 국내 발생 근로소득에 대해 면세 혜택이 부여된다.

한국어 서투른 외국인들, 이렇게 연말정산 해보자

하지만 한국인들도 어려워하는 연말정산을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에게 온전히 맡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때문에 국세청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연말정산 편의를 위해 다양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국세청은 외국인 근로자 및 원천징수의무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영문 안내 책자(Easy Guide)를 한영 대조식으로 발간해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국세청 영문 홈페이지(www.nts.go.kr/eng)에서 영문 연말정산 자동계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한국어가 익숙치 않은 외국인들을 위해 외국인 전담 연말정산 상담 서비스(1588-0560)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