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는 근로소득자는 1월 연말정산을 해서 세금을 환급받거나 토해내는 과정을 거친다. 근로자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의 연말정산 일정에 맞춰 정산을 하면 된다. 

그런데 지난해 도중에 회사를 퇴직한 근로자는 연말정산을 어떻게 해야 할까.

퇴직할 때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근로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회사에서도 퇴직자의 연말정산을 제대로 챙기지 않아 각종 소득공제를 누락하고 기본공제만으로 간단하게 연말정산을 하는 경우도 적진 않다.

근로자 입장에선 세금을 많이 내는 억울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금폭탄'을 맞을지 모르는 걱정은 접어둬도 된다. 새로 옮긴 직장에서 연말정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제2의 연말정산'으로 불리는 5월의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서도 환급받을 수 있어서다.

"새 직장에서 연말정산 하세요"

지난해 직장을 옮긴 근로자는 새로운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다. 이 때 전(前) 직장에서 퇴직했을 때 발급받은 '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현재 직장의 연말정산 기간에 함께 제출하면 된다. 여기에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사본도 꼭 필요하니 잊지 말아야 한다.

연말정산에 필요한 서류를 새 직장에 제출했다면 전 직장에서 받았던 급여를 합산해 새 직장에서 연말정산 공제를 받게 된다.

환급되는 세금이 적거나 오히려 추가로 토해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는 전 직장에서 퇴직했을 때 세금을 환급 받았기 때문에 그만큼 돌려받는 세금이 줄어드는 구조다.

근로자가 전 직장에서 수령하지 못한 급여가 있다면 새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할 때 미지급된 급여까지 합산해서 소득세·소득공제 금액을 계산해야한다.

"퇴직자, '13월의 월급' 챙기세요"

지난해 중간에 회사를 퇴직하고 다시 재취업을 하지 않았을 땐 연말정산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소속이 없는 개인은 회사에서 해주는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5월에 종합소득세 확정 신고로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 이 때 퇴직한 직장에서 받은 원천징수영수증, 공제받을 내역의 증빙서류, 공제를 반영한 소득공제신고를 작성해 국세청에 제출하면 개인 계좌로 세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특히 퇴직자는 일반적인 근로자들과는 다르게 퇴직하는 달의 월급을 받을 때 연말정산도 함께 해야 한다. 가령, 지난해 4월에 퇴직을 했다면 4월달 월급이 입금되는 때에 퇴사한 회사에서 연말정산을 마쳐야 한다는 소리다.

퇴직한 4월의 급여를 지급받는 날까지 근로소득자공제신고서, 주민등록표등본 등을 비롯해 각종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또 퇴직 전에 지출한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주택마련저축공제, 신용카드 등의 사용금액에 대해서도 공제가 가능하다. 단, 다른 소득·세액공제 항목은 근무한 기간 중에 지출한 금액만 공제 가능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투잡' 직장인들은 연말정산 어떻게?

2개 이상의 직장을 다니는 '투잡족'들도 연말정산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각 회사에서 따로 연말정산을 받을 수는 없고 회사 한 곳을 정해 소득공제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때 둘 중 한 곳에서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받아 연말정산을 받기로 한 다른 한 직장에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공제항목은 의료비와 교육비, 보험료, 신용카드 사용액, 기부금 등으로 다른 직장인과 동일하다.

주로 근무하는 회사에 투잡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을 꺼리는 근로자도 있을 것이다. 다소 번거롭겠지만 처음부터 회사 한 곳에서만 연말정산을 진행하고 나머지 한 곳은 내년 5월 진행되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서 납세의무자 스스로 자신의 소득세 과세표준과 세액을 국세청에 신고하면 된다.

이 같이 근무지가 둘 이상인 근로자가 각 근로소득을 합산해 연말정산을 하지 않았을 땐 과소 납부한 소득세, 신고 및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추가로 부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