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무사고시회

고소득층 '표적증세'…"졸속입법"vs"과세형평 부합" 舌戰	2016.12.20
"전체 근로자의 48%인 면세근로자는 그대로 두고 0.3%만을 겨냥한 세율인상은 아쉽다." "슈퍼리치에 대해 많이 과세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소득세율 인상안은 찬성한다." 내년부터 연소득 5억원(과세표준 기준)을 넘는 고소득자는 최고세율이 2%p 더 올라 40%가 된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세 필요성에 수긍하는 눈치가 많다. 다만 고소득자만을 겨냥한 '표적증세'라는 점에서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이론의 여지는 없는 모습이다. 조세일보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 소속 조세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소득세율 인상안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조세전문가들은 "조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검토가 없었다"는데 입을 모았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면세근로소득자' 문제는 외면한 채 정치적 이해관계로 '졸속' 처리했다는 지적. 반면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부터 우선 더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세형평에 맞는 조치라는 목소리를 낸 조세전문가들도 있었다. "고소득자만 더 걷고, 면세근로자는 왜 그대로 두나"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소득세율 인상에 대해 "48%의 면세 근로자에 대한 개선노력도 없이 0.3%만을 겨냥한 세율인상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라며 "조세입법을 정치적 시각에서 보려 하지 말고 조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기 세무사고시회장도 "고소득자에게 2%p 세율을 올린다고 생활에 큰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문제는 절차상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1700만명에 달하는 근로소득자 중 절반이 면세자라는데 그 부분을 왜 충분히 다루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구재이 세무사(前 세무사고시회 회장)는 "세법을 조세원칙이나 과세형평성 측면에서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소득세를 법인세 및 최저한세율과 같이 논의하기도 했어야 하는데 장기 플랜을 갖고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고소득자에만 막대한 세금부담을 지우는 '나쁜 세율'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소득세 최고세율인 40%에 지방소득세를 비롯해 각종 부담금까지 포함시켰을 땐 50%가 훌쩍 넘는다. 심리적으로 매우 충격적인 수준이다. 조세전문가들은 세율인상 보단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득세율 40%면 지방소득세 포함 시 44%, 여기에 각종 사회보장부담금까지 합하면 50%가 훌쩍 넘어버릴 텐데 아무리 고소득자라해도 너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민 인천재능대 교수도 "세금이 50%를 넘으면 '나쁜 세율'이라고 한다"라며 "오히려 세입보단 세출 낭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예산에서 낭비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각종 목적세가 정상적으로 잘 가동되고 있는지 등 세출예산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 세율을 올리는 것은 모순"이라며 "최근 정치권이 국민에게 신뢰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증세하는 것은 조금 무리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다, 충분히 감내할 수 있어" 반면 늘어나는 복지지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득세가 다른 세목에 비해 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세부담 전가가 적어서다. 전문가들은 담세능력(세금부담능력)이 있는 고소득자에겐 최고세율 2%p 인상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복지지출을 위해 증세를 할 만한 세목이 4개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소득세율"이라며 "법인세는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고, 상증세는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 부가가치세는 간접세이기 때문에 세부담 전가가 있어 결국 증세여력이 있는 세목은 소득세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도 "트럼프 정권이 법인세 인하를 외치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하향하거나 그대로 유지하자는 견해가 많다"며 "반면 소득세는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이번 소득세를 올리는 개정안은 시대정신에 맞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윤 한양대 교수는 "개인적으로 평소 법인세율은 낮추고 소득세율은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라며 "국제비교나 국내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최고세율 2%p 올리는 것은 (고소득층이)충분히 감내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면세근로소득자 수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서민증세'라는 우려도 나왔다.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면세점 이하 근로소득자가 많은 것은 그만큼 소득이 낮아 발생한 것이다"라며 "저는 예전부터 '슈퍼리치'에 많이 과세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주영섭 안진회계법인 고문도 "면세 로소득자 비중을 점차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무리해서 비중을 낮추기보다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정책목표를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조세일보(http://www.joseilb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소득층 '표적증세'…"졸속입법"vs"과세형평 부합" 舌戰

2016.12.20

"전체 근로자의 48%인 면세근로자는 그대로 두고 0.3%만을 겨냥한 세율인상은 아쉽다."

"슈퍼리치에 대해 많이 과세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소득세율 인상안은 찬성한다."

내년부터 연소득 5억원(과세표준 기준)을 넘는 고소득자는 최고세율이 2%p 더 올라 40%가 된다. 늘어나는 복지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세 필요성에 수긍하는 눈치가 많다. 다만 고소득자만을 겨냥한 '표적증세'라는 점에서 조세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이론의 여지는 없는 모습이다.

조세일보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 소속 조세전문가 11명을 대상으로 소득세율 인상안에 대한 평가를 부탁하자 조세전문가들은 "조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검토가 없었다"는데 입을 모았다.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달하는 '면세근로소득자' 문제는 외면한 채 정치적 이해관계로 '졸속' 처리했다는 지적.

반면 능력이 있는 고소득층부터 우선 더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과세형평에 맞는 조치라는 목소리를 낸 조세전문가들도 있었다.

"고소득자만 더 걷고, 면세근로자는 왜 그대로 두나"

소순무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소득세율 인상에 대해 "48%의 면세 근로자에 대한 개선노력도 없이 0.3%만을 겨냥한 세율인상은 아쉬운 부분이 너무 많다"라며 "조세입법을 정치적 시각에서 보려 하지 말고 조세원칙에 입각한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기 세무사고시회장도 "고소득자에게 2%p 세율을 올린다고 생활에 큰 타격을 주진 않겠지만 문제는 절차상 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1700만명에 달하는 근로소득자 중 절반이 면세자라는데 그 부분을 왜 충분히 다루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구재이 세무사(前 세무사고시회 회장)는 "세법을 조세원칙이나 과세형평성 측면에서 제대로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며 "소득세를 법인세 및 최저한세율과 같이 논의하기도 했어야 하는데 장기 플랜을 갖고 접근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고소득자에만 막대한 세금부담을 지우는 '나쁜 세율'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소득세 최고세율인 40%에 지방소득세를 비롯해 각종 부담금까지 포함시켰을 땐 50%가 훌쩍 넘는다. 심리적으로 매우 충격적인 수준이다. 조세전문가들은 세율인상 보단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원 누수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교수는 "소득세율 40%면 지방소득세 포함 시 44%, 여기에 각종 사회보장부담금까지 합하면 50%가 훌쩍 넘어버릴 텐데 아무리 고소득자라해도 너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김용민 인천재능대 교수도 "세금이 50%를 넘으면 '나쁜 세율'이라고 한다"라며 "오히려 세입보단 세출 낭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복지예산에서 낭비가 되는 부분은 없는지, 각종 목적세가 정상적으로 잘 가동되고 있는지 등 세출예산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를 하겠다고 해놓고 이제와 세율을 올리는 것은 모순"이라며 "최근 정치권이 국민에게 신뢰도 얻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증세하는 것은 조금 무리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쩔 수 없다, 충분히 감내할 수 있어"

반면 늘어나는 복지지출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소득세가 다른 세목에 비해 세율을 인상하더라도 세부담 전가가 적어서다. 전문가들은 담세능력(세금부담능력)이 있는 고소득자에겐 최고세율 2%p 인상은 충분히 감내할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오문성 한양여대 교수는 "복지지출을 위해 증세를 할 만한 세목이 4개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장 적합한 것이 소득세율"이라며 "법인세는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고, 상증세는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 부가가치세는 간접세이기 때문에 세부담 전가가 있어 결국 증세여력이 있는 세목은 소득세 뿐"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안진회계법인 대표도 "트럼프 정권이 법인세 인하를 외치는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하향하거나 그대로 유지하자는 견해가 많다"며 "반면 소득세는 OECD 국가와 비교해도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이번 소득세를 올리는 개정안은 시대정신에 맞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윤 한양대 교수는 "개인적으로 평소 법인세율은 낮추고 소득세율은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라며 "국제비교나 국내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최고세율 2%p 올리는 것은 (고소득층이)충분히 감내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면세근로소득자 수를 줄이는 방안에 대해 '서민증세'라는 우려도 나왔다.

글로벌조세정책연구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는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면세점 이하 근로소득자가 많은 것은 그만큼 소득이 낮아 발생한 것이다"라며 "저는 예전부터 '슈퍼리치'에 많이 과세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주영섭 안진회계법인 고문도 "면세 로소득자 비중을 점차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면서도 "그러나 무리해서 비중을 낮추기보다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정책목표를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