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법-

내년부터 고소득자가 세금을 더 내는 반면, 불로소득인 임대수입(연 2000만원 이하)은 과세가 또 다시 미루어졌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무너뜨린 조치라는 시각이 상당하다.

시민단체에선 "다른 지역가입자들은 소득에 따라 건보료를 내고 있는데 유독 임대소득자에게만 부과를 미루어야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며 꼬집고 있다.

여야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통과시킨 소득세법 개정안엔 소득세율 최고세율 인상, 연 2000만원 이하 임대소득 과세 유예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개정안은 5억원이 넘는 고소득자에게 40%의 세율을 적용하도록 했다. 주민세까지 포함했을 땐 44%다. 세금 부담이 커진 납세자는 4만6000명에 이르며, 세수 효과는 6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소득세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세표준(세금을 매기는 기준 금액) 구간은 1억5000만원 초과다.

반면, 2000만원 이하 주택 전·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시기는 2019년으로 미루어졌다.

국회 논의 과정에서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는 대신 기획재정부가 '2019년부터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과세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단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017년 정기회 때까지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해 보고하는 조건도 붙었다.

그간 야당에선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세금을 거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으나, 임대소득 과세가 이루어졌을 때 집주인이 '건보료 폭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연금저축 고소득자 혜택 줄어

고소득자의 연금계좌 세액공제 한도도 줄어든다. 현재는 연간 400만원 한도에서 연금계좌 납입액의 12%만큼 세액공제를 해주고, 퇴직연금계좌를 합산할 경우에는 700만원까지 공제를 허용해주고 있다. 앞으로는 총급여액이 1억2000만원을 넘으면 공제한도를 3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다.

장기저축성보험의 비과세 한도도 현행 2억원에서 내년부터 1억원으로 깍인다. 종전까지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거나 일시납으로 2억원 이하를 내면 비과세됐다.

전세보증금 간주임대료 과세제외 소형주택 기준이 낮아진다. 소형주택 기준은 전용면적 85㎡ 이하로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주택에서 '전용면적 60㎡ 이하로서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인 주택'으로 바뀐다. 이 과세특례의 적용기한을 2018년 말까지 2년 연장된다.

주식 10억 이상 가진 대주주, 양도세 낸다

상장법인 과세대상 대주주 범위가 늘어난다. 코스피 상장사는 현재 지분율 1% 이상이거나 종목별 보유액 25억원이 넘으면 과세하고 있지만 2018년 4월부터는 보유액 기준을 15억원으로 낮춘다. 2020년 4월부터는 10억원 이상으로 기준이 더 엄격해진다.

코스닥시장은 현행 2%, 20억원에서 2018년 4월부터 각각 1%, 15억원, 2020년 4월부터 각각 1%, 10억원으로 바뀐다.

또 출산 장려 차원에서 난임시술비의 소득세액 공제율은 20%로 5%p 인상되며,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대상(52개 업종)에서 총수입금액이 일정금액 미만인 소규모 사업자를 제외하려고 한 정부안을 폐기됐다.

이 밖에 '배우자 등에 대한 양도소득세 이월과세 제도'의 적용 배제 사유에 '이월과세를 적용한 양도세액이 미적용 양도세액 보다 적은 경우'를 추가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