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2000만원 이하 월세 임대소득에 대한 세금부과가 또 다시 뒤로 밀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내년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를 다시 2년 미루기로 합의했고, 오늘(2일) 본회의에서 표결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을 무너뜨린 합의라는 것이다.

시민단체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이하 내만복)'는 2일 논평을 통해 이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선 임대소득 과세를 유예하는 이유로 집주인의 세부담이 세입자로 전가될 가능성을 꼽고 있다. 여기에 과세 칼날을 들이댈 경우 집주인들이 매물을 쏟아내 주택시장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내만복은 이에 대해 "주택가격이 올라도 과세하면 안 되고, 주택가격이 내려도 과세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면 이는 과세를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꼬집었다.

생계형 임대소득자의 세부담은 어떨까. 필요경비 60%와 기본공제 400만원이 제공되기 때문에 사실상 세부담은 아주 가볍다고 볼 수 있다. 내만복에 따르면 연간 1000만원의 주택임대소득을 가진 생계형 임대소득자의 세부담은 없다. 연 2000만원의 주택임대소득을 가져야 56만원의 세부담이 생긴다.

주택임대소득이 과세되면 세부담 이상으로 국민건강보험료 부담이 생기나, 다른 지역가입자들은 소득에 따라 건보료를 내고 있는데 유독 임대소득자에게만 부과를 미루어야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내만복은 "이번 기회에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를 도입하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압력도 더 커질 것"이라며 "소규모 주택임대소득 과세를 그동안 처리하지 못했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의 동력으로 삼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년에 입주물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동산가격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입자로의 세부담 전가가 쉽지 않은 조건이 형성되는 것"이라며 "이러한 호기를 놓친다면 2년 후에는 또 다른 논리가 등장해 영영 주택임대소득 과세를 포기하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