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달랑 '확인서' 1장, 법원 설득 실패했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진위여부가 불확실한 확인서 한 장만 가지고 야심차게(?) 소송에 나선 납세자가 결국 소송에서 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호제훈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제기한 압류무효확인소송에서 "주주명부에 있는 주주명의는 빌린 것이며, 실제 주주는 다른 사람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주주명부에 기재된 사실을 번복하기 부족하다"며 A씨의 무효확인 청구를 기각 판결했다.

A씨는 건설회사인 K사의 주주명부상 K사 총 발행주식 13만주 중 6500주를 보유한 주주로 기재되어 있고, 나머지 12만3500주는 B씨와 그의 친인척들이 보유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국세청은 A씨가 세금을 체납하자 A씨가 소유하고 있는 K사 주식 6500주를 즉각 압류했다.

그러나 A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K사의 실질적 운영자인 B씨로부터 개인적인 서류를 발급받아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준 사실이 있을 뿐"이라며 "K사에 투자하거나 주식을 매수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A씨는 "K사 주식의 소유명의를 대여한 사람에 불과하고 K사 주식의 실질주주는 B씨의 딸이자 현재 K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C씨다. 따라서 자신의 국세체납을 이유로 제3자의 재산에 대해 이루어진 압류는 법률상 실현 될 수 없어 당연 무효"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된 자는 그 회사의 주주로 추정되며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그 주주권을 부인하는 측이 '증명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주주명부의 주주명의가 신탁된 것이고, 그 명의를 빌려 쓴 실질상의 주주가 따로 있음을 주장하려면 그러한 명의신탁관계를 주장하는 측에서 명의차용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러나 B씨와 C씨 명의로 작성된 'A씨는 K사에 6500만원을 투자한 사실이 없고, K사의 주식 6500주는 B씨의 딸인 C씨 소유다'는 확인서 기재만으로는 주주명부의 기재를 번복하기에 부족하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참고 판례 : 2016구합2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