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풍경. (사진 = 김용진 기자)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12월2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야권 의원들이 제출한 법인세율 인상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에 대한 합의점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조세소위는 세법개정의 첫 관문으로, 여당 소속 조세소위원들과 정부는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야당 소속 조세소위원들은 법인세율 인상을 반드시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도 법인세율 인상안이 주요 논의 대상이 됐다.

특히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최순실 사태'로 법인세율 인상에 대한 명분을 쥔 야당의원들이 맹공을 퍼부었고 상대적으로 힘이 빠진 정부여당은 경기부진과 국제경쟁력 등의 이유로 법인세율 인상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부터 조세소위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새누리당 추경호 의원은 "일단 경제상황이 안 좋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는 것은 옳지 않고 법인세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충분히 부담하고 있다"고 반대 주장을 펼쳤다.

이종구 의원 역시 "트럼프도 감세 정책을 들고 나왔고 브렉시트 이후 영국도 감세 추세다. 지난번 공청회때도 이야기 했지만 세금을 올리는 시그널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정부 역시 법인세 인상에 난색을 표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한 '최저한세율' 인상에 대해서도 "그동안 충분히 올려왔고 선진국과 비교할 때도 이미 충분한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이날 조세소위에서는 법인세율 인상안을 재재논의 안건으로 분류했고, 여야는 이번 주말 법인세율 문제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결정했다.

오는 27일(일요일) 저녁 이현재 조세소위 위원장과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여야 3당 대표는 비공개 회동을 갖고 법인세율 인상안을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사실 야당으로서는 급할 게 전혀 없는 상황이다.

조세소위에서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여소야대 구도인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내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 본회의로 직행하더라도 불리할 것이 없는 형국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법인세 인상을 소득세 인상안과 함께 예산부수법안으로 처리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를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고 시한인 30일 전 기재위 전체회의를 거쳐 법사위에 상정만 되면 숙려 없이 내달 2일 열리는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본회의까지만 올린다면 여소야대 정국에서 법인세율 인상이 관철될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