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총수 일가가 운영하는 업체에 사업 기회를 제공하는 이른바 '일감 떼어주기'에 정부가 증여세를 물리고 있는 가운데, 일감을 떼어준 기업(특수관계법인)이 수혜법인(사업 기회를 제공받은 법인)의 주식을 절반 이상 보유했을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증여분'에 대한 과세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이하 조세소위)에 따르면 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지난 23일 조세소위 논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법개정안(정부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했다.

이 개정안은 특수관계법인으로부터 사업 기회를 제공받은 수혜법인 주주의 이익에 대한 증여세를 과세할 때 '수혜법인의 주식보유비율이 50% 이상인 특수관계법인'은 제외시키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일감 떼어주기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세 완전포괄주의'를 적용했을 때 논란거리를 안고 있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모·자회사 간 거래(수혜법인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시혜법인과의 거래)와 하나의 법인 내 사업부 간 거래에 대한 과세를 달리하면 형평성이 저해된다는 지적이다.

이 증여세 과세 체계는 본인이 영위하던 사업 기회를 수혜법인에게 제공, 수혜법인의 기업가치 증가를 지배주주에 대한 이익으로 의제해 과세하는 것인데 수혜법인의 시혜법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자기 증여적 성격의 거래에 과세하는 셈이 된다. 

쉽게 말해 사실상 자기 회사에 일감을 떼어주는 부분은 과세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소리다.

일감 떼어주기와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일감 몰아주기'의 경우에도 수혜법인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시혜법인과의 매출은 과세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조세소위 논의 과정에선 지난 2013년 일감몰아주기 제도의 손질과 관련해 자기 증여를 두고 과세대상에서 제외시켰다는 부분이 언급, 일감 떼어주기의 경우에도 자기 증여에 대한 과세 제외규정을 두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