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하는 말

안녕하세요. 이번 제53회 세무사 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한 최소희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3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처음 응시한 세무사 시험에서 기대도 하지 않았던 합격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어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2015년 9월에 학원 가을 종합반 수업을 들으면서 시험 준비를 시작해 올해 동차로 합격했습니다. 본격적인 시험공부를 시작하기 전 학교에서 전공 수업을 통해 세법과 회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고 이것이 동차 합격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수험기간이 길지 않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험한 것이 적어 많은 것을 전할 수는 없지만 저의 글이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전반적인 학습방법

1. 2015년 9월 ~ 2015년 12월

한달 전에 토익 점수를 미리 취득하고 9월에 학원 종합반 실강을 들으며 수험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시험 준비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당시 많은 정보가 없다보니 공부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학원에서 공부하면 학습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실강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전공 수업으로 회계원리를 수강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따로 회계원리 강의를 다시 듣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매일 들은 강의의 내용을 그 날 바로 복습하는 것을 습관화했고 학원 모의고사를 볼 때는 항상 실제 시험이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해서 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모의고사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누적 복습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2016년 1월 ~ 2016년 4월

본격적으로 1차 시험에 대비해 객관식 강의를 듣고 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행정소송법은 객관식 강의를 듣지 않았고 재정학과 회계는 실강, 세법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했습니다. 행정소송법 강의를 듣지 않아서 시간적 여유가 있었고 덕분에 4과목의 회독수를 점차 늘릴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침에 집중이 잘되어 세법이나 행정소송법 같이 암기를 요하는 과목을 먼저 공부했고 오후에는 계산이 필요한 회계와 재정학을 공부했습니다.

시험 한 달 전에는 시간을 정해 하루에 4과목 모두를 공부했고 이론 공부보다는 문제 풀이에 집중했습니다. 행정소송법과 회계는 2주전부터 기출문제만 반복해서 풀었는데 이것이 고득점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학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에 응시해 실전 감각을 길렀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모의고사에 많이 응시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2016년 5월 ~ 2016년 8월

세무회계와 세법학이라는 과목을 처음 접했고 완벽하게 익히기에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에 버릴 부분은 과감히 버리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회계학 1부는 1차 시험 때도 자신 있었던 과목이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는 데에 집중했고 세무회계와 세법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기간에는 실강보다는 인터넷 강의를 활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저는 실강을 들었는데 일정이 모두 끝나면 시험까지 한 달 정도 남아서 스스로 정리하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하루에 적어도 30분씩 운동을 하면서 체력관리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2차 준비기간에는 체력이 많이 떨어져 책상에 오래 앉아 있더라도 집중력이 떨어져 많이 힘든 나날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기보다는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노력했고 그 결과 최종합격 할 수 있었습니다.

□ 과목별 공부방법

1. 1차 시험

1차 시험은 회계, 세법 과목에서 과락을 피하고 재정학, 선택법 과목에서 고득점을 얻는 전략을 선택하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2차 시험 준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회계와 세법을 소홀히 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시험 직전에는 새로운 문제를 풀기 보다는 기존에 풀었던 문제들을 반복 학습하는 것이 문제 풀이 감각을 유지하고 불안감을 최소화 시키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1) 재정학
 
재정학은 1차 과목 중에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기본 개념을 묻는 문제보다는 개념을 응용한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나오기 때문에 개념을 알더라도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개인적으로도 1차 시험 과목 중 가장 불안했던 과목이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나 어려운 계산 문제들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개념을 완벽하게 익히고 실수를 줄이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이론과 그래프를 기계적으로 떠올릴 수 있도록 암기했고, 단원마다 암기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정리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했습니다. 그리고 각 단원별로 모든 문제를 5번 이상 풀면서 틀린 지문까지 분석하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2) 세법학개론

세법학개론은 휘발성이 매우 강해 많은 수험생들이 가장 꺼려하는 과목입니다.
또 국세기본법, 부가가치세법, 소득세법, 법인세법,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국세징수법, 조세범처벌법 등의 방대한 범위 때문에 더 부담스러운 과목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기타 세법 관련 문제들의 난이도가 상승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더욱 꼼꼼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처음 세법을 공부할 때 일단 당일 배운 내용을 확실히 복습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세법 과목의 휘발성은 강사들도 계속 말했기 때문에 잊어버리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고 했으며 같은 내용을 반복 또 반복하며 자연스럽게 암기했습니다.

또한 이론형 문제를 정확하게 풀기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공부했고 기출문제를 통해 자주 나오는 부분들을 파악해 정리했습니다.

(3) 행정소송법

행정소송법은 선택법(민법, 상법, 행정소송법) 중 한가지로서 조문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공부하기 쉬운 과목입니다. 1차 시험 과목 중 가장 부담이 적기 때문에 고득점을 목표로 해야 하며 같은 시간에 보는 회계학개론 고득점을 위해 문제를 푸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합니다.

저는 행정소송법의 경우 인터넷으로 기본 강의를 듣고 바로 복습을 했습니다. 크게 어려운 내용들이 많지 않아 공부하기가 수월했습니다. 기본 강의를 들은 후, 객관식 강의는 듣지 않았고 기출문제만 꾸준히 반복했습니다. 자주 틀리는 문제나 헷갈리는 지문은 따로 정리해 이동 시간에 본 것과 시험 일주일 전부터 는 취소소송, 무효 등 확인소송, 당사자소송을 비교하는 표를 매일 그려본 것이 고득점에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4) 회계학개론

회계학개론은 세법과 함께 과락률이 높은 과목 중 하나입니다. 계산 문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시험 시간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과목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론형 문제를 먼저 풀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계산형 문제를 먼저 골라내 푸는 전략으로 접근했습니다. 공부하면서 빨리 풀 수 있는 문제를 빠르게 골라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무회계

재무회계는 무엇보다 개념을 확실하게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개념이 확실히 잡히지 않은 채로 객관식 준비에 들어갔을 때, 문제 유형만 살짝 바뀌어도 당황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문제를 풀기 전에 부족한 개념을 집중적으로 익히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차입원가 자본화, 주식기준보상 등 문제의 틀이 정해져 있는 단원들은 일정한 패턴만 익히면 쉽게 풀 수 있기 때문에 시험 직전에는 굳이 많은 문제를 보기 보다는 대표 문제 위주로 뽑아 공부의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원가회계

처음 이론을 배울 때 무작정 계산 방법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공부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개념을 확실하게 다질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1차 시험을 준비할 때 느낀 것은 반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객관식 준비에 들어가면서 이론은 중요한 부분만 확인하고 계산 문제를 빠른 시간 내에 정확히 풀도록 계속 반복했습니다. 그 결과 나중에는 문제만 봐도 풀이 과정을 떠올리게 되어 빨리 풀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1차시험 점수 : 재정학 80점, 세법 62.5점, 회계학개론 87.5점, 행정소송법 97.5점

2. 2차 시험

처음 2차 시험 과목 책을 봤을 때는 엄청난 양과 높은 난이도 때문에 놀랐고, 2차시험까지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과 부분 합격 제도가 없다는 점 때문에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 동차생이 모든 부분을 공부하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강사들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하고 지엽적인 부분은 포기하는 전략을 가지고 공부했습니다.

(1) 회계학 1부
 
회계학 1부는 재무회계와 원가관리회계로 구분되는데 이는 1차 시험과목이기도 하므로 동차생이라면 무조건 고득점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세무회계나 세법학은 처음 접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얻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재무회계

재무회계 문제 난이도는 1차 시험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1차 시험 때 많은 챕터를 버리는 전략으로 들어갔다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과목입니다. 문제 수가 많은 1차 시험과 달리 2차 시험에는 두 문제 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모든 단원을 깊게 공부하는 것이 좋고 많은 문제를 풀어보다는 필수 문제를 반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가관리회계

처음 보면 긴 문제에 압도될 때가 많은데 그런 문제일수록 차근차근 자료정리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중간에 실수를 한번이라도 하면 최종답안이 틀리게 되기 때문에 계산 과정을 상세하게 서술하는 것이 안전하게 점수를 확보하는 지름길입니다.

(2) 회계학 2부

저는 1차 시험이 끝난 후 처음으로 세무회계를 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벅찼고 실수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사들이 문제 풀이 하는 것을 그대로 외우고 잊기 전에 복습해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그 주에 풀었던 문제를 다시 풀며 재점검했습니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긴 했지만 그만큼 꼼꼼히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는 접대비·기부금 등 주제별로 종합문제를 하나씩 정해서 풀었는데 이게 마지막 정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3) 세법학

세법학은 자기가 아는 것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험 직전에는 이론을 반복해서 보는 것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그나마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목차에 따라 답안지를 직접 작성해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한 요즘에는 단순하게 개념을 묻는 문제뿐만 아니라 사례를 주고 그 사례에 관련된 법령을 찾아 적용하는 문제들이 출제되기 때문에 주요 판례는 암기해 논점 이탈을 막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리고 많은 내용을 한 두 번 보고 어렴풋이 기억해서 들어가는 것보다 요약집에 개인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추가하고 페이지가 머리에 그림처럼 새겨질 정도로 반복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산이 필요한 다른 과목들과 달리 암기가 주가 되는 과목이기 때문에 이동시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공부하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 2차시험 점수: 회계학 1부 69점, 회계학2부 55점, 세법학1부 47점, 세법학 2부 48점

□ 맺음말

사실 합격을 기대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7급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봐야겠다는 막연한 계획만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공부한 방법이 결코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앞으로 알아가야 할 것들이 더 많다는 것도 느낍니다.

그래도 제 글이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1년 동안 항상 곁에서 조용히 응원해 준 가족, 친구들 특히 외로울 때 큰 힘을 준 수정이, 해주, 많은 정보를 준 성빈오빠, 삼촌께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선을 다했을 때 운은 따라올 것이라고 믿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수험생분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