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무사회 공익재단이 회원들에게 팩스로 발송한 문건.

공익재단의 '황당' 자기고백 "회장 당선 돕기 위한 정략적 발언"

지난해 6월15일, 전국 1만2000여 세무사회원에게 팩스 공문을 보내 '새로운 세무사회장이 당선되면 세무사회 공익재단(이하 공익재단) 이사장 자리를 이양하겠다'고 한 정구정 전 세무사회장의 약속은 결국 '사기극'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2일 경교수 세무사회 공익재단 이사장 외 공익재단 임원 일동은 전국 세무사회원들에게 보낸 '석명서(釋明書)'라는 제목의 문건을 통해 "정구정 전 이사장이 2015년 6월 세무사회장의 임기를 마치면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사퇴하고 이사장직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백운찬 후보(현 세무사회장)의 당선을 돕기 위한 정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발언"이라고 밝혔다.

◆…공익재단 이사장직 이양 약속이 '정략적인 발언'이었다고 밝힌 문건의 일부분.

문건은 세무사회가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하라고 하는 것은 공익재단 관련법에 위반되는 것이며, 공익재단은 세무사회원들이 납부하는 공익회비로 운영되지 않으며 정기후원 회원들로부터 모금한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세무사회와 공익재단은 법적으로 '별개의 단체'라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백운찬 현 회장을 겨냥한 듯 "정치적 야망을 가진 사람이 공익재단을 운영하게 되면 세무사들을 위한 공익활동에 벗어나는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그러한 의미에서 세무사회장과 공익재단을 분리하는 것이 세무사회를 위험에 빠트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세무사회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세무사회도 즉각 공식 입장을 밝히며 반박에 나섰다.

세무사회는 몇 시간의 시차를 두고 회원들에게 공문을 발송, "개인의 정략적인 목적을 위해 전체 1만2000여 회원들을 농락한 것인가"라며 "정 전 회장은 처음부터 공익재단 이사장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 경교수 세무사의 폭로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어 "정 전 회장은 공익재단 설립 시부터 계속해 세무사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했으면서도 지금에 와서 세무사회장과 공익재단 이사장을 겸임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스스로의 모순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무사회는 "공익재단 이사장직을 세무사회장에게 이양해야 하는 이유는 '사유화' 될 우려가 있는 공익재단을 회원 여러분에게 되돌려 드리고 회원의 뜻에 따라 공익재단이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세무사 업계 관계자는 "세무사회장직에 있었던 사람이 회장이었을 당시 회원들과 약속했던 것을 스스로 거짓말이었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것은 회원들을 아주 바보로 아는 것이고, 회원들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문건에서 경교수 이사장은 공익재단이 세무사회 공익회비가 아닌 정기후원 회원들로부터 모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 정기후원 회원들조차 대부분 세무사회원들이다"라며 "공익재단을 만드는데 회원들이 동의한 것은 세무사 업계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 그랬던 것이다. 세무사회와 전혀 별개인 단체인 공익재단에 더 이상 정기후원 회원으로 남아있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세무사 업계 관계자는 "1만2천 회원의 자존심을 무시하고 먹칠을 한 사기극을 단죄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임시총회에 많은 회원이 참석해 엄중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