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회의장이 연간 2만7000개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청년세' 법안을 발의했다. 청년세 도입은 극심한 청년실업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법인들의 실효세율 인상, 목적세의 도입이 아니냐는 상반된 의견들이 도출 될 수 있어 향후 국회 법안 통과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0월19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7년도 예산안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모습.

최순실 게이트에 파묻히기는 했지만, 법인세율 문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여전히 남겨져 있는 가운데 법인세율 논의의 '변수'로 작용할 입법안이 제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대표발의한 이른바 '청년세법안'이다.

청년세법안의 기본 골자는 기업들로부터 재원을 거둬들여 공공부문 청년일자리 창출에 쓰자는 내용이다. 간판만 다를 뿐, 사실상 법인들의 실효세부담을 올리는 세율인상이나 다름없다.

□ 국회의장이 '빽', 무시무시한(?) 청년세법안 = 정 국회의장은 해당 법안이 통과되면 향후 10년 동안 매년 2만7000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재원이 마련된다며 20대 국회 자신의 '1호 입법안'으로 내세우며 법안 통과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사실 청년세법안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발의된 적이 있었지만 19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자동 폐기됐다. 정확하게 344일만인 지난 14일, 다시 정 국회의장의 손에 의해 재발의됐다.

그 와중에 청년세법안이 품고 있는 '파괴력'이 달라졌다.

우선 19대 당시와 달리 대표발의자가 무려, 국회의장이다.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9대 국회 당시 51명에 불과했던(?) 공동발의 의원 숫자도 2배 이상 늘어난 108명이고, 여당의원들 상당수도 정 국회의장의 입법안에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여당과 야권이 법인세율 인상 대신 청년세법안을 받는 '빅딜'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청년세법안, 내용은? = 정 의장이 대표발의한 청년세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2017년 1월1일~2026년 12월31일 10년 한시로 내국법인과 국내원천소득이 있는 외국법인의 과세표준금액에서 1억원을 뺀 금액에 1%를 곱해(세율) 이를 '청년세'로 걷자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추정한 재원규모는 10년 동안 14조원이 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확보된 재원의 용처는 청년일자리와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에 쓰이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정 의장은 "청년세법을 통해 모인 '청년세수'를 바탕으로 소방·경찰·보건복지·교육 등 국민생활안정과 직결되는 공공부문에서 매년 2만7000개의 정규직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학자금대출 이자를 지원하는 등 '청년고용촉진특별회계'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청년세법안 둘러싼 '떨떠름한 표정들' = 일각에서는 국회의장이 '관심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인데다 10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공동발의에 참여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년세법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모습이지만, 적잖은 논란을 야기해 통과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결국 재원을 기업에서부터 뽑아내자는 이야기인데, 이는 법인세율 인상 논의와 연동되어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요인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법인세율 문제에 대한 정부여당의 기본 방향성과 배치되는 측면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실상 법인세율 인상효과를 내는 부분이기 때문에 달가워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특히 취지를 떠나 농어촌특별세 이후 지난 20년 동안 만든 적이 없었던 일종의 '목적세'를 만드는 형태이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정리한 상태다.

기재부 관계자는 "법안이 통과되면 '법인세 인상'과 '목적세 신설'이라는 두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목적세는 지난 20년간 한번도 만든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청년세를 만들면 아동세, 노인세, 여성세, 장애인세와 같은 여타 목적세가 신설될 우려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