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 디케

▲금융거래정보 수집, "세무조사 아니다"

국세청이 납세자의 양도소득세 조사를 위해 한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는 세법상 세무조사가 아니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재판장 윤경아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금융거래정보의 제공요구는 '납세의무자나 관계인 등에 대해 하는 질문, 조사권의 행사'로서 세법에 의해 규율되는 세법상 세무조사에는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부친 B씨가 사망하자 B씨 소유의 토지 및 지상 건물을 유언에 따라 증여받았다.

A씨는 유증 받은 부동산을 U사에 75억원을 받고 양도했는데, 이 부동산이 주택임을 전제로 '양도가액 9억원 이하 비과세 및 장기보유특별공제율(80%)'을 적용해 양도차익 중 양도가액 9억원 초과분에 대해서만 양도세를 신고·납부했다.

국세청은 A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A씨가 양도한 부동산은 양도 당시 상가로 사용됐음에도 1세대1주택인 것으로 위장해 양도소득세를 과소하게 신고·납부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A씨에 대해 이 부동산 양도가액 중 9억원 부분에 대한 양도차익도 과세표준에 포함시키고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을 30%로 적용해 산출한 양도세를 다시 부과했다.

그러나 A씨는 국세청의 세무조사가 위법하고, 위법한 세무조사에 기한 과세처분 역시 위법하다고 반발했다.

A씨는 "국세청이 조사기간 개시일인 2014년 10월10일 이전인 2014년 9월30일 A씨의 금융거래 상대방인 S은행과 K은행에 공문을 발송해 금융거래정보를 수집한 것은 사전통지의무와 세무조사기간 제한을 정한 국세기본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양도세 조사를 위해서는 특정 점포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조회만 가능함에도 국세청은 상속세 조사를 실시한 것처럼 사실과 다른 공문을 작성해 금융기관 본점에 금융거래정보를 일괄 조회했다"며 이는 상증세법 규정에 위반되어 위법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세무조사 대상에 있어서도 2013년 귀속 양도소득세인데, 국세청의 질문 조사권 행사는 대상기간을 2009년~2013년까지 기재했고, 이후 조사에서는 대상기간을 2014년 1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기재해 금융거래정보를 추가로 조회했는바, 이는 세무조사 범위를 임의로 확대한 것이어서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행정법원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조목 조목 반박하면서 과세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선 "국세청의 금융거래정보 수집이 국세기본법상 세무조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국세청이 한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는 금융실명법 규정에 따른 특정 점포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공요구에 해당한다"며 금융거래정보 수집이 금융실명법 및 상증세법에 위반된다는 A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세무조사 범위를 임의로 확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국세청은 A씨의 이 부동산이 주택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거래내역을 제공받아 확인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가 이 부동산에 계속 거주해 왔다는 주장을 하는바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전세금, 공과금 등 지출에 대한 수년간의 금융거래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국세청이 제공요구 한 금융거래정보가 필요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결국 A씨의 청구를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한다며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다. [참고 판례 : 2015구합75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