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1일 야권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는 법인세율 인상안과 관련해 법인세율을 내리는 글로벌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며 명목 법인세 최고세율(24.2%)에서 2%p 가량 더 낮춰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이날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법인세 인상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에서 "세계 각국이 자본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장률을 높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을 낮췄다. 영국의 법인세율은 2008년 28%에서 지난해 20%로 8%p 내렸으며, 일본은 39.5%에서 32.1%로 인하했다. 우리나라도 같은 기간 27.5%에서 24.2%로 낮췄다. 

발제자로 나선 조경엽 한경연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우리나라도 현행 세율 24.2%(지방세 포함)을 1~2 포인트 낮추는 것이 법인세를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로 자본순유입이 최대 20조원(19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한경연은 법인세 과표구간 신설안과 관련해 '소득재분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인세율을 올렸을 때의 세금 부담은 근로자, 소액주주, 소비자들에게 전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단일세율' 과세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글로벌 기준에 맞는 법인세 정상화 방향이라는 것이다. 현재 다단계 과세구간을 가진 국가는 OECD 가운데서 10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경연은 글로벌 과세체계에서 영토주의 과세체계로 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글로벌 과세체계를 유지할 경우 해외에서 납부한 세액을 국내에서 전액 공제받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기업의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글로벌 과세체계에선 국내·외 소득의 과세권한은 자국에 있으나, 영토주의 과세체계는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한 과세권한이 해당국가에 있다. OECD 국가 중에서는 한국, 미국, 멕시코 등 7개 국가가 글로벌 과세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내년부터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BEPS 프로젝트가 국제적 공조로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다국적 기업들의 세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를 대비하기 위해 영토주의 체계로의 과세제도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