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 패널로 나선 이종승 IR큐더스 대표(왼쪽부터), 이상백 대아티아이 부사장,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 유건 한국신용평가 실장, 황인태 중앙대학교 교수, 김수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성남 한영회계법인 부대표, 구자민 종근당 상무이사
회계업계가 현행 자유수임제의 개선이 이뤄져 감사인 독립성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회계투명성 제고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는 27일 오후 한국회계학회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강당에서 열린 '회계제도 개선방안 공청회'에서 토론자로 나서 "현행 자유수임제 하에서 기업들은 회계감사를 받아야 할 입장임에도 오히려 감사인을 비교견적해 선택하고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까지 내주길 원한다"며 "자유수임제에 대한 수정없이 감사인 독립성을 확보할 수 없다면 회계투명성 제고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이기화 대표는 "회계부정 사건이 터지면 유독 감사인에 대해서만 큰 책임을 묻는 듯 하다"며 "감사인이 상응하는 권한없이 무작정 책임만을 지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정감사제 확대가 이러한 결함을 타개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기화 대표는 지정감사제 확대가 필요한 이유와 관련해 "미국의 경우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업오너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에 자유수임제에 결함이 발생한다"고 전제하고 "일각에서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자유수임제를 기본으로 한다고 반박하는데 이는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국가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전면적으로 지정감사제를 시행할 경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한시적으로나마 상장법인이나 비상장 대형법인을 중심으로 하고 순차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지정감사제 확대로 감사인 독립성이 확보된 후에는 감사보수 최저한도 설정과 감사보수 공탁 등과 같은 제도가 뒷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정감사제가 확대되고 감사보수 최저한도가 설정되면 회계법인들이 일감을 이미 충분히 확보했다는 생각에 나태해 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며 "감사보수만 올라가고 감사품질은 그대로일 것이라는 게 핵심인데 감사보수가 오른만큼 절대적 감사투입시간도 올라 감사품질은 저절로 좋아질 것"이라고 근거를 들었다.
그는 일부 기업들이 감사의견 조정을 위한 수단 혹은 감사업무 재계약을 미끼로 보수를 지급을 안하는 행태를 거론한 다음 "감사보수 공탁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회계사회와 같은 제3의 기관에서 감사보수를 예치하고 그 기관을 통해 보수를 받는다면 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손성규 한국회계학회 회장
또 송인만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에는 회계품질 제고를 위한 제도가 이미 많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며 "새로운 제도의 도입보다 이미 들어온 제도를 어떻게 더 잘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를 통한 제재도 좋지만 회계 각 축을 담당하는 모든 부분의 자정노력이 선행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장지인 한국회계기준원 원장 외에 송인만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윤승준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정석우 고려대학교 교수, 한종수 이화여자대학교 교수가 참석해 주제발표를 맡았다.
패널로는 황인태 중앙대학교 교수(사회), 구자민 종근당 상무이사, 김성남 한영회계법인 부대표, 김수희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이기화 다산회계법인 대표, 유건 한국신용평가 실장, 이상백 대아티아이 부사장, 이종승 IR큐더스 대표 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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