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백운찬 세무사회장.
세무대리시장은 말그대로 '춘추전국시대'가 된지 이미 오래 전이다. 타자격사와의 시장패권 쟁탈전도 치열하지만 실질적으로 더 큰 문제는 세무사간 물고 뜯는 경쟁도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 세무사는 잘 다니던 세무법인에 퇴사, 개인 사무소를 차렸지만, 월 80만원 안팎의 소득을 올리는 초라한 성적 앞에 다시 법인으로 재취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씁쓸한 이야기까지 전해온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해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9급 세무직, 7급 세무직 공무원 시험에 다시금 도전하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박 터지는' 경쟁체제로 재편된 세무사 업계. 과연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조세일보(www.joseilbo.com)는 최근 백운찬 세무사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무사 업계에 대한 그의 생각과 시장확대, 업역방어 등에 대한 해결책에 대한 복안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대담 : 황춘섭 조세일보 대표이사
정리 및 사진 : 김진영, 류성철, 김용진(사진) 기자
Q. 2004년 이후 변호사 취득자의 세무사 등록 여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 외부세무조정제도 수행대상에 대한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에 올라가 있다. 만약 2건의 판결이 세무사들에게 불리한 쪽으로 나올 경우 어떻게 대처할 계획인가?
A. 지난해 우리 1만2000여 회원들의 단합된 힘으로 이뤄낸 외부세무조정법제화와 법무법인의 조정반 지정 대상에서 제외된 외부세무조정관련 시행령 개정을 이끌어내 세무사의 자존심을 지켜낸 바 있다.
헌법재판소에 계류중인 2건의 사건들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검토를 통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전문자격사 제도가 올바르게 운영될 수 있도록 세무사회의 관계기관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세무사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다.
1만2000여 회원 모두가 대동단결해서 열심히 준비해 좋은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며 "세무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만큼 자동자격부여는 부당하다"고 말했다.
A. 세금 문제는 세무사가 1인자라고 본다.
요즘 법원에서 세금소송이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판사에게 납득을 시키도록 설명해야 하는데 조세분야에서 그런 능력을 갖춘 변호사가 많지 않다고 본다.
해박한 세법 지식이 없으면 판사를 설득하기가 어려운 것이고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납세자의 몫으로 남게 된다. 적어도 법원에서 세금문제에 대해 판사에게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는 진술권은 세무사들에게 맡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도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세무사회도 세무사가 조세소송 대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조세소송 대리권에 대한 구체적 연구와 검토가 끝날 것으로 보이는데 적당한 시점을 잡아 관련 법률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리고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는 것은 특정 자격사에게 주어지는 지나친 '특혜'다.
세무 분야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고 해서 관련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세무사 자격을 당연 부여하는 것은 부당하며, 각 자격사별 전문성을 제고하는 측면에서도 세무사 자동자격 부여제는 마땅히 폐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현재 세무사 자격 자동부여 제도를 폐지하는 세무사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되었는데, 세무사회와 1만2000여 회원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반드시 통과되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해 나가겠다.
아울러 지방소득세가 독립세로 전환되면서 지방자치단체의 중복세무조사로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고 신고업무 등의 불편이 가중되는 등 지방세에 대한 세무조사에 대한 문제점이 많이 지적된다.
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세와 지방세의 세무조사가 일원화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만큼 법률 개정을 통해 세무조사가 일원화 되도록 추진해 나갈 것이다.
Q. 변호사 업계는 유사 전문자격사 통합을 주장하며 그 안에 세무사도 포함시키자고 주장한다. 세무사회장으로서 세무사 자격의 필요성과 존재 이유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나?
A. 모든 자격사는 전문자격사제도의 도입 취지에 따라 각자의 영역에서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자격사간 경쟁의 격화와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자격사의 통합이 거론돼왔지만 유의미한 토론이나 제대로된 보고서 조차 나온 적이 없다. 그것도 세무사 등 타자격사의 영역을 제한하는 흡수통합의 성격이 짙어 공감을 받지 못한 부분이 있다.
더구나 2만명에 가까운 변호사들은 그들의 고유 업무인 법률대리를 넘어 세무대리영역까지 그 범위를 넓히려고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2004년 이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1만명이 넘는 변호사에 대해서도 세무대리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위헌법률심판청구, 법무법인도 외부세무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헌법소원 등의 노골적인 세무사 업역침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아울러 변리사의 전문영역인 특허관련 전반, 관세관련 업무, 심지어는 공인중개업에 대해서까지 자신들의 업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구나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지극히 잘못된 것이다.
세무사는 세금과 관련한 전문성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전문자격사이기 때문에 타자격사와의 통합을 할 이유도 없으며, 필요성도 현재로선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제 및 사회적으로 단순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 우리의 사회구조는 복잡 다변화하고 전문화되었기 때문에 한 자격사가 많은 직무를 동시에 할 수도 없는 환경이다. 따라서 전문자격사제도 도입의 당초 취지에 맞게 제도가 운영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변호사회의 변호사 중심 전문자격사 통합 주장에 대해 백운찬 세무사회장은 "세무사는 세금과 관련한 전문성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전문자격사이기 때문에 타자격사와의 통합을 할 이유도 없으며, 필요성도 현재로선 없다"고 일축했다.
Q. 일부 세무사들은 세무사회가 명의대여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한다. 명의대여를 하고 있는 세무사들이 다 업계 선후배, 동료들이라는 이유에서다. 명의대여에 대해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는가?
A. 세무사는 국가를 대신해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공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회장에 취임하고 나서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펼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세무분야 청렴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명의대여는 한정된 서비스시장에서 하루빨리 자리를 잡고자 하는 잘못된 생각에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저지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세무사 업역이 외부로부터 끊임없는 도전과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위법행위는 우리 스스로를 자멸시키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 이런 불법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자정활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적극적인 정화활동을 통해 명의대여 등 불법적인 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회원들이 투철한 직업윤리의식을 가지고 자정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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