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만 오르냐 세금도 오른다."

서민들의 입에서 자주 오르내리던 이 말을 앞으로는 못 들을지도 모른다.

납세자들에게 세금을 부과할때 기준이 되는 '소득세 과세표준'을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조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동안 소득세 과표를 명목소득 기준으로만 적용, 소득은 전혀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단순히 물가가 상승했다는 이유로 내야할 세금만 늘어난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언주 의원(사진)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행 세법의 소득세 과세체계는 과세표준 구간 및 세율을 명목소득을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명목소득은 물가지수로 표시한 금액으로 전적으로 물가 변동에 영향을 받는다. 즉 물가가 상승해 명목소득이 증가하면 실질소득이 늘지 않아도 소득세 부담이 증가하는 문제가 있다.

반면 실질소득은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득으로 명목소득이 증가해도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필수품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면 실질소득에는 변동이 없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2008년 외환위기 이후 고소득계층과 저소득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1997년 소득불평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268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해, 2014년에는 0.302로 높아졌다.

소득 상위 20% 계층과 소득 하위 20% 계층 간의 소득격차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배율도 2006년 5.38 수준에서 2014년에는 5.41로 높아지는 등 소득분배구조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을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매년 재조정해 물가상승에 따른 납세자들의 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의원은 "물가상승에 따른 중산층의 소득세 부담을 완화해 소득계층간 세부담의 형평성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