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최근에 필자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에 올라온 어느 수강생의 글을 소개한다.

“ 이번에 경기도 OO시에 있는 XX 아파트를 청약해서 당첨이 되었는데요. 계약을 할지 고민이 많습니다. 청약할 때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다시 보니 지하철역까지 꽤 멀더라고요. 단지는 2500여세대로 대단지이고 브랜드도 나쁘지 않고 이번에 청약 경쟁률도 꽤 높게 나왔지만 좀 우려스럽네요.”

이 글을 보는 독자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는가? 어떻게 지하철역까지의 거리도 확인하지 않고 청약을 하지? 계약을 고민하려면 뭐하러 청약을 하지? 당첨되어 투자목적이건 거주 목적이건 계약을 하려고 청약하는게 아닌가?

이같은 핀잔이나 비난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최근에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와 주변의 얘기에 이렇게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청약하는 경우가 많은듯 싶다.

이 글을 보고 필자가 한번 확인해 봤다.뉴스로 검색해보니 해당 아파트는 1순위에서 분양이 끝났고 계약도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기사가 나와있었다.

분양 안내에서도 버젓이 '서울과 수도권 진입이 용이하고 XX역까지 도보로 편리하게 이동이 자유롭다'라고 안내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실제 필자가 인터넷 지도 서비스에서 '도보'로 거리와 시간을 조회해보니 약 1.66Km 떨어져 있었고 도보로는 25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다.

흔히 역세권의 의미는 지하철 역에서부터 약 600m이내의 거리를 얘기하고 있다. 남자들 평균 도보 시간으로 5분,여자 평균 도보 시간으로 10분 이내를 역세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아파트는 역세권은 아니고 마을버스를 타야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리고 지도상으로 보니 영동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해서 주변이 논과 밭이었고 어떻게 이 위치에서 서울과 수도권 진입이 용이하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가되지 않았다.

한참 달아오른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거나 딴지를 걸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 모두 결국 피해를 보고 '폭탄돌리기'의 마지막 폭탄을 잡는 사람은 서민들 즉,개인투자자들이기 때문에 노파심에 글을 올린다.

항상 필자가 강조하는 것이 부동산은 절대로 길거리 가다가 가격이 저렴하거나 세일중이라 즉석에서 살 수 있는 간단한 옷이 아니다.

적어도 2~3년 정도의 기간을 두고 자금계획이나 현재 우리 가정의 상황에 맞는 지역을 물색하고 부단히 답사와 조사를 해서 두 세군데의 후보를 정하고 부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의를 해서 결정해도 모자라는 것이다. 그런 마당에 친구나 공인중개사 혹은 지인의 전화 한 통화에 급한 맘으로 덜컥 계약을 하고 계약금을 입금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은게 현실이다.

적어도 위 사례처럼 4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야 한다면 서너번은 부부가 함께 지하철역에서부터 걸어보고 걷는 동안에 아파트까지의 거리가 어떤 모습이고 어떤 업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인근에 병원이나 할인마트,학교는 얼마나 있고 주변 환경은 어떻고 공원이나 개천 같은 자연과의 친숙도는 어떤지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낮에도 가보고 밤에도 가봐서 밤에는 또 어떤 주변 분위기인지 봐야하겠고 신규 아파트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주변 인프라 환경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살펴봐야 하겠다.

이렇게 중요한 부분을 지하철까지의 거리도 제대로 모르고 덜컥 청약을 했다는 것은 너무나 성급하고 위험스러운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조금이라도 고개가 갸우뚱해지고 고민스러운 부분이나 요소가 있으면 투자를 하면 안된다. 그저 좋은게 좋은거라고 좋은쪽으로만 생각하거나 '설마 우리 아파트가?'라는 생각은 버리고 열 번 백번 천 번 생각하고 고민하는 투자자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서기수 IFA자산관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