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말고 '따따블'...공모가 4배 첫 주자는

시큐센·알멕·오픈놀 등 새내기주 출격 예고

공모가 4배 수익 또는 40% 손실 가능성

이달 26일부터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이 사라지고 따따블(공모가 4배)이 가능해진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기업 중 수혜주가 탄생할지 주목된다. 다만 주가가 공모가의 40%까지 떨어질 수도 있는 만큼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6일부터 코스피 및 코스닥 새내기주의 기준가격과 가격제한폭이 변경된다.

상장 첫날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기능을 높이고 개인투자자에게 공정한 거래기회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거래 시작과 동시에 소수가 거래를 독과점하는 '상한가 굳히기' 관행으로 인해 주문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개인투자자들은 거래기회를 상실하거나 고가에 매수해야 했다.

그간 공모가의 90~200% 내 호가를 접수해 결정된 시가를 기준가격으로 사용했지만, 앞으로는 공모가 그대로 거래된다. 가격제한폭은 기준가격 대비 ±30%에서 60~400%로 확대 적용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공모가가 1만원이라면 상장 첫날 2만원에 시가를 형성하고 2만6000원에 마감하는 '따상'이 가능했다. 이제는 공모가 1만원으로 거래를 개시해 6000원에서 4만원까지 변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상장을 앞두고 있는 시큐센, 알멕, 오픈놀이 '따따블' 후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보안기업 시큐센은 29일, 채용플랫폼 기업 오픈놀과 알루미늄 부품기업 알멕은 30일경 코스닥에 입성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시가총액이 작고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이 단타세력의 먹잇감이 될 전망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시큐센은 유통물량이 많아 오버행 이슈가 있지만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아 '따따블' 1호가 될 수 있다"며 "400%까지 올라갈 걸 노리고 단타세력이 몰려 몇몇 종목이 반짝 수혜를 보겠지만 점차 제가격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모가 4배까지 치솟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공모가의 400%까지 오른다는 건 주관사의 공모가 산정 능력이 떨어진다는 방증"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자금을 4배 더 조달할 수 있던 기회를 놓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만약 공모가의 4배 상한폭에 도달하는 사례가 나타난다면 어차피 기존 제도에서도 '따상', '따상상'이 발생했을 종목"이라며 "시장효율성 측면에서 익일보다 상장 당일 균형가격에 조기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이 대표 역시 "4배 오를 종목이라면 애초에 공모가를 조정했을 거다. 시총 1000억 미만에 유통물량이 적은 종목들만 가능할 것"이라며 "상장 첫날엔 주가 움직임이 커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줄고 합리적인 가격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도 개편으로 공모가의 4배 수익을 낼 기대감이 커진 동시에 공모가의 60%로 마감해 손실을 볼 우려도 있다. 이 대표는 "상장 첫날 400%까지 오른 종목을 무턱대고 따라가다간 물릴 수 있다"며 "하락폭도 큰 만큼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