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와 지방세, 납세자에 서비스 경쟁 벌여야

            
현금 사용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이다. 신용카드도 이제 스마트 폰을 이용한 전자결제에 그 자리를 내주어야 할 형편이다.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는 2008년 10월 도입되어 점차 납세자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는 약 42조4002억 원이 신용카드로 납부되었다. 납세자는 편의를 얻게 되었지만 신용카드로 납부하려면 그 수수료를 카드회사에 지불하여야 한다.

지난해 납세자가 수수료로 부담한 금액은 262억 원이다. 적지 않은 돈이다. 국세의 납부는 일시에 많은 금액을 납부하여야 하므로 납세자로서는 재정적 부담이 크다. 신용카드 납부는 그 숨통을 터주는 계기가 되었지만 추가로 부담하여야 할 수수료는 만만치 않다.

반면 지방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납세자가 내는 수수료가 없다. 그 이유는 지자체가 신용카드회사와 결제금액을 1개월까지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지 않도록 약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국세라고 하여 이와 같은 방식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결국은 과세관청의 납세자에 대한 배려정신의 문제이다. 납세자의 권리신장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추세이다. 대만도 이미 납세자의 권리보호에 관한 단행법을 만들어 시행중이다. 좀 더 전향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국세이건 지방세이건 같은 세금일  뿐이다. 물론 과세권자와 목적이 다르므로 양 세법 체계가 동일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기본개념이나 징수, 불복에 있어서는 달리 할 이유가 없다. 효율성과 납세자의 편의를 위해서이다.

지방세는 1949년 처음 시행되어 오다가 2011년부터 독립된 세법 체계를 구축한다 하여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3법으로 분법하였다. 종래 지방세법에 규정이 없는 것은 국세기본법을 준용하는 규정이 있었으나 그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혼선이 있었다.

이러한 분법은 그 필요성이 인정되고 입법적 정비가 이루어지는 하였지만 기본개념, 징수절차, 불복절차에 있어 아직도 국세와 달리 규정한 것이 많다. 수정신고, 경정청구 등에서는 국세와 거의 동일하게 규정하여 납세자의 권리가 신장된 점은 잘 된 일이다. 그러나 지방세에는 행정심판전치주의가 적용되지 않고, 조세심판원의 절차에서 합동회의 심리 신청권에서도 차이가 난다.

특히 지방소득세는 국세와 과세표준이 겹쳐 지자체의 독자적인 세무조사권 문제로 논쟁이 일어나게 된 것은 예상된 결과이다. 납세자의 권리신장을 위하여 국세, 관세, 지방세에 대한 납세자의 기본권리, 징수, 불복절차를 통합하여야 한다.

지방세 분법 시 이를 아우르는 조세기본법으로 거듭나지 못한 것이 아쉽다. 지방분권화가 납세자에게 더 고통을 가중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 상호 간에 독립을 외치면서 따로 가자는 것은 납세자를 괴롭히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국세와 지방세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 협력하고 납세자를 위한 서비스 경쟁을 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