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급 : 관세직 9급
▲합격 : 2016년 8월
▲임용 : 2017년 8월
▲학습방법 : 온라인강의, 학원강의
▲선택과목 : 관세법, 사회
▲가산점 : 없음
1. 인사말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세관 심사국에 근무하고 있는 박혜민입니다. 지금도 열심히 합격을 향해 내달리고 있을 수험생 여러분에게 합격수기라 칭하기도 부끄러운 저의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2. 관세직공무원 준비 계기
대학교에서 무역학개론이라는 수업을 너무 재밌게 들어서 무역관련 직업을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관세직공무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관세직공무원에 대해 알아볼수록 관세직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첫째, 남들도 다 하는 업무가 아닌 관세직공무원만이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업무들이 너무 멋있어 보였습니다.
둘째, 가장 기본적으로 알고 있었던 업무인 통관부터 심사, 조사 그리고 FTA까지! 다루는 업무가 매우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셋째, 제복을 입는다는 것. 그리고 이것들 외에 큰 나랏일 하는듯한 뿌듯한 느낌(?!)이나 활동적인 분위기 등등 수없이 많은 장점들이 보여서 이 직렬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3. 수험생활
저의 첫 목표는 "관세직 7급, 1년 안에. 최대 3년 넘지 않는다"였습니다. 지금 저는 수험기간 2년 4개월을 보낸, 9급 관세직공무원입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생각해보면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무슨 과목을 보는지, 몇 문제 정도 나오는 건지, 뭘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어서 그냥 무턱대고 시험문제를 출력해서 풀어봤습니다.
시간 내에 푸는 건 둘째치고 잘한다고 생각했던 국어부터 처참했습니다. '다 맞는 말인데 정답을 고르라니?'. 그래서 한국사로 넘어갔습니다. 영어는 원래 어렵다 생각했지만 우리나라 역사를 내가 이렇게 구체적으로 알아야 하나 싶었습니다. 역시 포기.
사전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혼자 알아보면서 하는 것보다는 체계적인 학원의 도움을 받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노량진 학원가로 갔습니다. 여러 학원을 모두 찾아가 상담을 받았고 9월부터 바로 학원에 다니기로 했습니다. 학원 상담을 받으면서 공무원시험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더 많은 정보들은 학원 다니면서, 시험 준비 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는 학원 스케줄에 따라 진도 쫓아가기 바빴습니다. 매일 매일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그날 분량은 그날 완벽히 숙지해야 다음날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기에 하루에 1~2시간 정도 자면서 따라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나중에는 몸이 아파왔습니다. 그래도 꾸역꾸역 참고 이론 강의를 그런 식으로 완강했더니 다음 단원별 문제풀이 할 때에는 좀 수월했습니다. 어차피 한 번 본거라서 이론 공부를 계속 더 하는 느낌이긴 했지만 이론 강의 때 열심히 해둔 게 있어서 문제랑 계속 연결되는 느낌이 들어서 2회독부터는 머리에 좀 들어차는 느낌이었습니다.
강사들은 처음 이론 강의 들을 때에는 그냥 편하게 끝까지 듣기만 하라고 했는데 성격상 모르는 걸 그냥 듣고 있질 못해서 무리하면서까지 이론 강의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방법은 몸도 많이 상하고 중간에 포기할 위험도 높아서 끝까지 버틴 게 저도 조금 신기한 그런 방법이었습니다. 끝까지 버틸 수 있으면 추천, 아니면 강사님들 말씀대로 그냥 끝까지 한 번 들어본 것만으로도 두 번째 때 큰 도움 되니까 끝까지만 들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단원별 문제풀이, 기출문제풀이 과정을 차분히 따라가면서 뭔가 될 것 같다는 느낌으로 공부를 해 나가다가 슬럼프가 찾아왔습니다. 모의고사를 보기 시작하면서 당황스러울 정도로 점수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번에는 안 될 것 같다'라는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학원에 가도 집에만 자꾸 가고 싶고 체력적 한계도 같이 와서 계속 병원만 다니게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할 때에 몸이고 마음이고 그렇게 되어버려서 그 해 시험은 안녕.
다음 시험에 도전 할 때에는 혼자서 인강으로 도서관에서 공부했습니다. 첫 시험에 떨어졌지만 그래도 잘 했다고 생각했던 건 학원의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완강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두 번째 도전할 때에는 혼자서도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서 해 나갈 수 있었고 혼자하다 보니 더 빨리, 더 많이 내가 부족한 것들을 채워나갈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혼자서 인강으로 수강한 사람들이 빨리 붙는 것 같습니다. 시간을 굉장히 많이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의지만 충분하다면 인강을 추천합니다.
7급 공부를 먼저 해서 9급 준비를 할 때에는 수월하다고 느꼈습니다. 우선 과목 수가 적었기 때문에 일주일이 시간적으로 여유로웠고 계획 짜는 것도 굉장히 편했습니다. 취약했던 영어에 좀 더 집중하고 관세법이나 한국사는 잊지 않을 정도로만 공부했습니다. 동형 모의고사를 볼 때 다시 슬럼프가 오긴 했지만 끝까지 해보기나 하자라는 마음으로 계획을 조금씩 줄여서라도 매일 매일 공부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그 해 시험은 합격했습니다.
따로 가산점을 위해 준비했던 것은 없었습니다. '그냥 한 문제 더 맞히지 뭐'라는 미련한 생각으로. 그렇다고 공부를 시작하고 나서 다른 자격증 공부를 병행하기엔 너무 시간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공무원 시험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이것저것 알아보는 단계에서 필요한 자격증은 준비 해 두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합격한 그 해에는 공부하면서 운동을 병행했습니다. 그 전에 공부할 때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었고 허리도 너무 망가져서 공부를 하고 싶어도 잘 못하는 상황이 많았기 때문에 저녁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30분이라도 운동을 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너무 무리하는 운동보다는 허리 근력운동, 체력증진을 위해 뛰는 것 정도였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그날 하려고 했던 것들을 다 하게 되면 굳이 무리해서 밤까지 공부하지 않고 그날은 기분 좋은 정도로 더 하다가 저녁 먹을 때쯤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조금씩 이렇게 쉬어줘야 쉬었다는 느낌 때문에 슬럼프도 좀 덜 오고 그 다음날 더 빨리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합격요소는 절박함과 그 와중에 여유, 체력, 집중이었습니다. 절박하면 그날 해야 하는 것을 끝까지 해 낼 수 있는 힘이 되고 그 와중에 여유가 있어야 몸을 돌볼 수 있고 마음이 평화로워져 절박함이 공부를 방해하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체력에 시간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차피 체력이 망가지는 그 순간부터 더 많은 시간이 병원이나 슬럼프로 쓰이기 때문에 체력관리에 소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집중해야 합니다. 저는 옷도 정해놓고 밥도 시간만 정해놓고 메뉴에 대한 고민 없이 도서관 구내식당에서 먹었습니다. 될 수 있으면 규칙적으로. 공부에 대한 생각만 할 수 있도록. 그 외에는 머리를 쓸 일이 없게 만들었습니다. 부모님께 효도해야하는데, 친구 생일 챙겨줘야 하는데,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이런 생각들은 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님은 내가 합격하는 게 효도고, 진짜 친구면 그런 걸로 신경써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고 이해해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들이 정리가 되어있어야 쓸데없는 생각 때문에 멍 때리는 시간이 없어집니다.
유명한 강사보다 나한테 맞는 강사가 최고고, 학원보다는 인강이, 스터디는 진짜 친목도모 없이 스터디만, 그렇게 나한테만 집중하면 될 것입니다.
4. 과목별 공부 방법
[국어]
국어는 처음 이론 수업 한 번 듣고, 한자 특강 듣고 나서는 계속 복습과 문제풀이만 했습니다. 문법을 머릿속에 정리하고 익숙해지는 데 조금 시간이 많이 걸렸고 한자성어나 우리말 단어는 스터디를 통해 일주일에 3번, 5분 만에 서로 내온 시험을 보고 끝내는 방식으로 해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강사는 본인에게 맞는 강사면 될 것 같고 문제는 선재국어가 제일 좋고 많았습니다.
[영어]
영어는 알았다고 생각해도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론 강의를 제일 중요하게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이동기 강사님 수업이 저랑 제일 잘 맞고 가장 정리된 느낌이어서 영어 점수 올리는 데 큰 도움 됐었습니다. 그리고 이론으로 정리 끝나면 영어는 일단 몰라도 하프 모의고사는 꼬박꼬박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 내에 못 풀더라도 점차 시간 내에 풀 수 있고 점수 올라가는 것도 보면서 제일 공부하는 맛이 났던 수업이었습니다. 단어는 그냥 생암기를 너무 싫어해서 스터디도 하다가 그만 두고 그냥 단어 문제를 많이 풀었습니다. 단어 문제는 해설 강의를 들으면 연결해서 파생되는 단어까지 반복해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그걸 그냥 반복해서 외웠습니다.
[한국사]
한국사는 흐름 강의(기본강의)를 한 번 듣고 문제를 엄청 풀면서 암기했습니다. 제가 선택했던 강사는 최진우 강사님인데 재밌고 문제도 엄청 많이 주시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주위 합격생들 보면 전한길 필기노트로 붙었다는 사람 많은데 저는 사투리를 못 알아듣겠어서, 강의가 1강이 너무 길어서. 근데 합격생들 보면 전한길 들은 사람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도 제 생각에는 자신에게 맞는 강사가 최고인 듯 합니다. 문화사 파트는 휘발성이 좋기 때문에 시험 가까워졌을 때 몰아서 테마강의식으로 하는 수업 결제해서 문제 엄청 풀었습니다. 한국사의 답은 기출문제와 계속된 문제풀이 입니다.
[관세법]
다른 과목들에 비해서 휘발성이 가장 높은 과목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좋아했던 과목. 배우면서 벌써 관세직 공무원이 된 듯 자랑스러운 과목이었습니다. 초반에 용어가 너무 낯설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한 번 큰 흐름 잡고 나면 세부내용 채우는 건 계속 반복하면 어렵지 않아 효도과목이라 생각합니다. 투입하는 시간대비 나오는 점수가 제일 좋았던 저의 최고 애정 과목이었습니다. 이명호 강사님 수업이 쉽게 이해가 가고 외워지는 데도 큰 도움 되었습니다. 시험 앞두고 볼 수 있는 한 장 정리표에 관세법만 적어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관세법은 타 과목에 비해 나올 것들이 한정되어 있고 직전에 외운 걸 바로 시험지에 적어서 시험 보면 훨씬 수월했습니다.
[사회]
사회는 고등학교 때 문과여서 쉬울 줄 알고 선택했는데 많이 달라서 당황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과목에 더 치중하느라 시간을 많이 투자 못할 것 같아서 기출문제 강의를 들으면서 이론을 거꾸로 정리하는 식으로 공부했습니다. 사회는 조금 운으로 90점 맞은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의 공부 방법을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5. 면접 준비
처음엔 혼자서 해보려고 했는데 자꾸만 면접에서도 많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해서 학원에 등록해서 학원 면접스터디를 했었습니다. 딱히 학원스터디를 등록하지 않아도 그냥 카페 같은 곳에서 만나서 면접스터디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학원에서 줬던 정보가 유익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보고 공직관, 기본적인 상식을 많이 알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질문에 바로바로 대답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눈을 쳐다보면서 가까이에서 질문하는 데 질문이 제가 잘 모르는 것이 들어왔을 때 당황해서 말도 못하는 상황이 종종 있어서 그런 걸 극복하기 위해서 스터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면접스터디는 계속 서로 질문하고 모의면접 해보면서 실제 면접장 같은 분위기를 계속 느껴보는 훈련하는 느낌으로 준비했었습니다.
그래도 필기 성적이 커트라인에서 10점 정도 차이가 나야 면접준비를 그냥 보통만 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필기 합격 커트라인과 얼마 차이가 안나면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우선 필기에 매진하시길. 면접을 실제로 만나면 그리 어렵지 않다. 면접보다가 울었다는 사람 많은데 그 사람들 다 붙었습니다.
6. 전하고 싶은 말
너무 주저리주저리 써내려가서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것인지 저도 잘 모를 정도지만 공무원 할 거라고 찾아왔던 아끼는 후배에게 해줬던 이야기 보다 더 자세히 썼으니 중간 중간 필요한 정보만 챙겨가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된다는 마음, 긍정적인 마음, 절박하되 머리는 절박하지 않은, 그래서 쪼들리지 않는 정신승리자가 합격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합격 수기를 찾아본다는 것 자체가 이미 합격하겠다는 마음이 충분한 것이니 그만 읽고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후에 나만의 합격수기를 쓰겠노라 다짐하시길 바랍니다.
끝까지 다 읽어 내려가기도 힘든 필력의 글이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분명히 도움 되는 내용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합격수기는 읽어보고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에만 써먹고 나머지는 본인이 창조하는 게 가장 좋습니다. 꼭 합격의 그 날이 왔으면 합니다. 그 길에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자신감 가지고 힘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