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관세청이 개청 43주년을 맞아 우수직원들에게 포상을 하고 백운찬 관세청장과 직원들이 공연도 함께 관람하는 등 다양한 행사를 가졌다.
1970년 문을 연 관세청은 우리나라 경제국경 최일선에서 밀수나 안전위해물품을 철저히 감시하고 수출입 통관업무를 수행하는 등 경제국경을 지키는 경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이렇게 43년 동안 경제국경을 든든히 지켜준 관세청이지만 관세청을 대표하는 마크를 보고 있으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1878'이란 숫자다. '관세청'과 'KOREA CUSTOMS SERVICE'라고 쓰여진 관세청 마크 제일 밑에는 '1878'이라고 쓰여있다.
이는 누가봐도 연도를 가리키는 의미이지만 대체 관세청 개청 연도인 '1970'이 아니라 '1878'이라고 쓰여있을까.
역사적으로 따져보면 1878년은 우리나라가 수입되는 물건에 대해 최초로 관세를 부과한 해로 관세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비록 이 때는 관세청이란 조직이 관세를 부과한 것이 아니라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을 하게 되면서 '부산 두모진 해관'을 설치,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로 관세를 부과한 '두모진 해관'은 3개월 만에 문을 닫게되는 아픔을 겪는데, 그 이유는 바로 강화도 조약 때문이었다.
우리나라는 1876년, 그 유명한 '강화도조약'에 의해 강제로 인천과 원산, 부산에 개항을 했고 이 때 세관도 설치해 수출입 물건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야 했지만 일본은 이를 '무관세'로 만들어 버린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과의 교역에서 많은 적자를 봤고, 2년 뒤인 1878년 9월28일 조선은 부산 동래부사 휘하에 있던 두모진에 해관(세관의 명칭)을 설치해 관세를 징수했다.
그러자 수입물품 가격은 순식간에 급등했고 일본은 부산 앞바다에 군함을 몰고 와 무력시위를 벌였고 결국 두모진 해관은 3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비록 관세를 부과하고자 했던 조선의 의지는 단기간 내에 끝이 나고 말았지만, 관세청은 관세자주권을 행사하고자 했던 역사적 의미를 새기자는 뜻에서 관세청 마크에 '1878'이란 숫자를 넣게 됐다.
